식품업체들이 올 설날대목에 거는 기대는 크다.

IMF한파란 직격탄을 맞아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던 지난해 설날에
비하면 경제여건이 다소 나아졌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한 유통업체 조사에 따르면 올 설날에 선물을 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95%에 달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설선물을 고려하고 있다는 반가운 얘기다.

그렇다고 설날경기가 과거와 같은 호황을 누릴것이라고 내다보는 식품업체는
없다.

IMF체제를 1년여 겪으면서 실용적인 소비풍토가 사회 전반에 깊숙이 뿌리
내렸음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체들은 이런 분위기를 감안, 올 설날 매출이 전년대비 5~10% 늘어날
것이라는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하고있다.

알뜰소비의 영향으로 가격대도 2만원 미만의 저가품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따라 제일제당 대상 동원산업 오뚜기 풀무원 해찬들등 주요 식품업체
들은 참기름 식용유 참치 육가공 장류등의 주력제품을 종합선물세트로
꾸미거나 낱개로 예쁘게 포장해 출하하느라 분주하다.

1만5천원대가 대중을 이루나 4천9백원짜리 초저가 선물세트도 나왔다.

60~70년대에 유행했던 설탕과 조미료를 묶은 복고풍 제품도 눈길을 끈다.

커피류는 물론 전통차 꿀 인삼 영지등 건강식 기호식품도 설날선물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IMF체제이후 계층간 소득격차가 벌어지는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면서 고가제품을 대량 출하하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또 인터넷이용이 대중화되면서 식품업체들이 저마다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도 올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부 업체는 인터넷쇼핑을 하는 고객에게 판매가를 대폭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잘 활용하면 굳이 백화점이나 인근 슈퍼를 찾지 않고도
안방에서 값싸게 설선물을 장만할수 있다.

제일제당은 4천9백원짜리 식용유 선물세트를 비롯 설선물세트의 80% 이상을
1만5천원 이하의 중저가제품으로 구성했다.

특히 지난해 추석기간중 인기를 모았던 식용유와 생활용품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다시다 설탕 참기름 식용유를 담은 추억의 선물세트도 야심작으로 내놓았다.

이 회사가 인터넷을 통한 판매(www.cheiljedang.com)를 대폭 강화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인터넷고객에게는 제품가를 품목별로 12~71% 할인해주는 한편 경품추첨을
통해 고급 패밀리레스토랑인 빕스 이용권도 주는등 전자상거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올설날 매출이 전년대비 10%정도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상(주)은 IMF형 실속제품을 중심으로 30만세트를 제작, 판매에 나섰다.

주력 제품군은 햄 참기름류 건강선물등으로 1만8천원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청정원 로즈버드등과 같은 새로운 BI(브랜드이미지)를 도입하는등 기존
제품과 전혀 다른 디자인과 용기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인터넷(www.mw.co.kr)이나 통신판매를 강화하고 전국에 특판상담실을 개설,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판촉에도 열중이다.

동원산업과 오뚜기는 중저가제품과 함께 5만원 이상 고가품 판매에도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올 매출을 전년 설대비 17% 이상으로 늘려잡은 동원산업(www.dw.co.kr)은
과거 참치세트 위주에서 벗어나 건해태및 참기름을 담은 전통세트등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3만원 미만 선물세트 비중이 78% 정도를 차지하나 다양한 참치류와 햄류를
혼합한 6만원대 캔선물세트등 고가 제품에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있다.

신송장류제품을 참치 햄 식용유와 혼합해 만든 선물세트도 잘 팔릴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할인점공략을 최대 판촉전략으로 잡았다.

오뚜기는 기존의 조미식품 참치 참기름류 선물세트 외에도 사골곰탕세트를
추가, 눈길을 끈다.

실수요처의 주문에 맞춰 원하는 품목을 구성해 주는 알뜰세트 프리형제도
도입했다.

동시에 고소득층을 겨냥해 6만6천원짜리 중국식 이금기소스 선물세트,
4만5천원 상당의 대형 참치세트등도 준비해 놓았다.

커피 전문업체인 동서식품과 한국네슬레간 관련제품의 판촉경쟁도 볼만하다.

동서식품은 맥심브랜드와 커피믹서인 프리마를 앞세워 커피 선물시장을
파고드는 한편 꿀과 민속차등 건강식품 판매에도 전력중이다.

녹차 쌍화차 대추차 생강차 인삼차등 다양한 종류의 기호식품도 이 회사의
전략상품들이다.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브랜드로 내건 한국 네슬레는 오리지널초이스와 진한
초이스를 함께 담은 신제품을 내놓고 고객선점에 온힘을 쏟고있다.

커피크림인 커피메이트와 커피류를 함께 묶은 세트류도 기대 품목이다.

풀무원은 다소 값은 비싸나 1백% 국산참깨로 짠 참기름을 전략품목으로
내세워 고급 참기름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한편 꿀도자기세트와 건강보조식품
의 판매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전통 장류전문업체인 해찬들(삼원식품)은 된장 고추장 간장등을
담은 1만5천원대 장류세트를 선보였으며 신동방은 대두유및 참기름제품의
판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