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일자) 긍정적 평가에 자만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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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폐막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는 "책임있는 세계화-
세계화의 충격 관리"라는 주제가 무색할 정도로 세계화의 부작용에 대한
무책임과 무대책을 다시한번 확인한 모임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다보스포럼 자체가 구속력있는 의결기구도 아니고 참가자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자유롭게 털어놓는 자리이기 때문에 큰 성과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시아와 브라질 러시아 등에서 금융위기가 진행중이고 세계경제가
점점 불안감을 더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국제경제의 안정화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방안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여 많은 나라들이 이 모임을 주목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대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경제그룹들간의
시각차만 드러낸채 구체적 실현방안을 끌어내는데는 실패했다.
말로는 "다수의 이익이 되는 세계화"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마음이
오가는 시장경제"를 내세우면서도 막상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에 대해
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편문제,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문제 등 핵심쟁점이 아무런 결론없이 입씨름으로 끝난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과 같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나라들까지 드러내놓고 이기주의적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이번 다보스포럼을 통해 우리는 한국경제가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 포럼에서 쏟아진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대해서도 우리는
좀더 겸허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앨 고어 미국 부통령 등 미국의
고위관리들과 제프리 삭스, 돈부시 교수 등 내로라 하는 세계경제 논객들이
한결같이 한국경제상황의 호전을 높게 평가하면서 한국을 모범적인 구조개혁
사례로 꼽았다.
그동안 한국의 구조조정 노력에 대한 해외의 부정적 시각에 신경을 써온
우리 정부로서는 이같은 긍정적 평가가 더없이 반가운 일이겠지만 성급하게
자만해서는 안된다. "아직도 한국에 심각한 도전과 위험이 남아있다"는
로버트 루빈 미국 재무장관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아직도 우리의 경제개혁은 시작에 불과하다. 기업개혁은 사업교환(빅딜)의
마무리와 과잉생산설비의 축소, 과다한 부채정리 등 본질적인 과제들이 남아
있다. 월가의 상업은행들은 한국의 국가신인도가 상향조정됐음에도 불구,
여전히 크레디트 라인(신용한도)을 정상화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정치불안과
빅딜에 대한 근로자들의 저항도 이들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조지 소로스 미국 퀀텀펀드 회장의 경고대로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이 일시에
꺼지면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라도 발생한다면 우리는 또한번 구렁텅이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다보스포럼의 평가를 다시한번 경제회생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4일자 ).
세계화의 충격 관리"라는 주제가 무색할 정도로 세계화의 부작용에 대한
무책임과 무대책을 다시한번 확인한 모임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다보스포럼 자체가 구속력있는 의결기구도 아니고 참가자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자유롭게 털어놓는 자리이기 때문에 큰 성과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시아와 브라질 러시아 등에서 금융위기가 진행중이고 세계경제가
점점 불안감을 더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국제경제의 안정화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방안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여 많은 나라들이 이 모임을 주목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대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경제그룹들간의
시각차만 드러낸채 구체적 실현방안을 끌어내는데는 실패했다.
말로는 "다수의 이익이 되는 세계화"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마음이
오가는 시장경제"를 내세우면서도 막상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에 대해
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편문제,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문제 등 핵심쟁점이 아무런 결론없이 입씨름으로 끝난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과 같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나라들까지 드러내놓고 이기주의적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이번 다보스포럼을 통해 우리는 한국경제가 세계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 포럼에서 쏟아진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대해서도 우리는
좀더 겸허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앨 고어 미국 부통령 등 미국의
고위관리들과 제프리 삭스, 돈부시 교수 등 내로라 하는 세계경제 논객들이
한결같이 한국경제상황의 호전을 높게 평가하면서 한국을 모범적인 구조개혁
사례로 꼽았다.
그동안 한국의 구조조정 노력에 대한 해외의 부정적 시각에 신경을 써온
우리 정부로서는 이같은 긍정적 평가가 더없이 반가운 일이겠지만 성급하게
자만해서는 안된다. "아직도 한국에 심각한 도전과 위험이 남아있다"는
로버트 루빈 미국 재무장관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아직도 우리의 경제개혁은 시작에 불과하다. 기업개혁은 사업교환(빅딜)의
마무리와 과잉생산설비의 축소, 과다한 부채정리 등 본질적인 과제들이 남아
있다. 월가의 상업은행들은 한국의 국가신인도가 상향조정됐음에도 불구,
여전히 크레디트 라인(신용한도)을 정상화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정치불안과
빅딜에 대한 근로자들의 저항도 이들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조지 소로스 미국 퀀텀펀드 회장의 경고대로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이 일시에
꺼지면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라도 발생한다면 우리는 또한번 구렁텅이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다보스포럼의 평가를 다시한번 경제회생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