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에세이] 밀레니엄의 희망..황인길 <아남반도체 부회장>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ikhwang@aaww.com >

    서기 2000년을 한해 앞두고 최근 우리사회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기말적(?)현상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신년 벽두부터 일부 무분별한 종교집단의 종말론이 고개를 들더니만 급기야
    소속 교단을 탈퇴하려는 젊은 여신도를 감금, 집단으로 폭행한 사건도
    발행했다.

    대예언자 노스트라다무스의 1999년7월 지구 종말론도 은근히 우리사회에
    시한부 종말론이 파고드는데 한 몫하고 있다.

    Y2K 버그로 인한 컴퓨터 대혼란과 이로 인한 산업사회의 몰락 시나리오도
    경고의 메시지라기 보다는 오히려 시한부 종말론을 부채질하는 듯 하다.

    마치 지난 90년대 초 우리사회를 휩쓸던 극단적 종말론, 이른바 "휴거 파동"
    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져 든다.

    첫번째 밀레니엄을 맞던 서기 999년에도 공포와 자포자기의 종말론이
    있었을까?

    여러 기록들을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 당시 사람들 대부분이 100년을 끊어 하나의 세기로 규정하는 개념조차
    없었던지라 밀레니엄의 도래는 의식조차 하지 않고 지났다고 한다.

    정통 기독교나 천주교 교단에서도 밀레니엄에 대한 작금의 그릇된 종말론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정통교단에서 강조하는 종말론의 주제는 세계의 대파멸이 아니라 성서에
    나와있듯이 "새하늘 새땅"에 대한 희망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최근 2000년을 종말이 아닌 "은총의 대희년"으로
    선포한 바 있다.

    결국 밀레니엄을 앞둔 1999년은 절망의 해가 아닌 새로운 희망을 낳은
    시작일 뿐이다.

    실제로 세계의 많은 나라, 많은 기업들이 벌써부터 밀레니엄을 축하하기
    위해 2000년1월1일을 목표로 각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벌써 희망찬 밀레니엄이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로 절망밖에 보이지 않던 우리 나라 경제가 새해 들어 경기 저점을
    통과, 플러스 성장을 돌아 설 것이라는 각종 경제기관의 분석이나 쓰라린
    구조조정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기업들일 더욱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지금은 비관보다 희망을 갖고 세계와 함께 새로운 밀레니엄을 준비해야 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2일자 ).

    ADVERTISEMENT

    1. 1

      [토요칼럼] '쿨해서' S&P500 사는 게 아니잖아요

      “너희들 말이야. 이거 좀 배웠다고 나중에 선물, 옵션 손대면 안 된다.”복학생 시절이던 2006년 ‘파생금융상품’이라는 수업에서 선물과 옵션에 대해 열강을 이어가던 교수님이 신신당부한 얘기다. 말만 경제학과 학생이지 실전에는 무지렁이인 제자들이 혹시라도 ‘패가망신 직행열차’에 탑승할까 봐 걱정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이런 대안을 제시해 줬다.“S&P500지수는 투자할 만하지. 중간에 떨어지기도 할 텐데 꾸준히 사면 돼. 그러면 돈 벌 거다.”미국 증시의 장기 수익률부터 적립식 투자에서 발생하는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까지. 알토란 같은 설명을 다 들어놓고 ‘아, 그렇구나’ 고개만 끄덕이고 넘어갔던 내가 아직도 밉다. 당시 1000을 조금 넘던 S&P500지수, 지금 7000이 코앞이다. 아르바이트한 돈부터 차곡차곡 쌓아갔다면 ‘경제적 자유’에 몇 걸음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은사의 가르침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한 것은 직장인이 되고서도 한참 뒤였다.물론 그때 실행에 옮기려 했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해외 주식 투자 자체가 생소했고,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단도 없었으니 말이다. S&P500지수를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는 당시 국내에 존재하지도 않았다.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요즘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에게 S&P500 장기 투자는 낯선 존재가 아니다. 재테크 입문의 기본 코스로 자리 잡았다.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이 길게 보고 매달 모아간다는 Z세대 개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은 못 믿어도 ‘슨피(S&P)’는 자신의 노후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꽤 있다.한국은행 총재의 말마따나 ‘쿨

    2. 2

      2025년을 뒤흔든 음모론

      나는 음모론을 좋아한 적이 없다. 하지만 국가적 혹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그 기괴한 가설들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나은 용어가 떠오르지 않는다.100년 뒤의 역사가들은 2025년을 ‘미국 음모론 광풍이 정점에 달했던 해’로 기록할 것이다. 보수 성향의 팟캐스트 진행자 캔디스 오언스는 최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를 살해했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오언스가 갈 데까지 갔다고 생각하는 건 무리가 아니다. 상황은 언제나 더 나빠질 수 있다. 지난주 잡지 ‘베니티 페어’에 실린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그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그녀는 JD 밴스 부통령을 가리켜 “지난 10년 동안 음모론자였다”고 언급했다. 성경에도 나오는 음모론나 자신과 소수의 깨어 있는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어둠의 세력을 보지 못한다는 믿음은 정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구약성서에는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이 아들 요나단에 대해 다윗과 공모해 반란을 꾀한다고 확신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울은 모든 반대 증거를 무시하고 나머지 정황을 자신의 이론에 억지로 끼워 맞춘다. 결국 그의 망상은 사제들이 사는 마을 전체를 몰살하라는 명령으로 이어진다.미국 정치사에서 음모가들이 누구인지 대한 음모론이 더 많았다. 프리메이슨, 가톨릭, 유대인 등이 그 대상이었다. 오늘날 음모를 좇는 사고방식은 2001년 9·11 테러와 함께 태동했다. 이른바 ‘9·11 진실 규명론자’들은 당시 테러가 미국 정부에 의해 저질러졌거나, 정부가 알면서도 묵인했다고 믿는다.요즘의 더 기괴하고 틈새를 파고드는 음

    3. 3

      [취재수첩] 말로만 '청년' 외치는 정치권

      “선거 때만 청년, 청년 하는 게 하루 이틀인가요.”최근 만난 한 30대 원외 정치인은 국민의힘의 내년 6·3 지방선거 전략에 대해 묻자 고개부터 저었다.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테마를 ‘청년’으로 내걸었지만, 큰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앞서 지난 23일 당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청년가산점제를 지방선거 경선에 도입하는 것을 지도부에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35세 이하는 득표율의 60%를, 35~40세 구간은 득표율의 50%를, 40~45세는 득표율의 40%를 청년가산점으로 주겠다는 게 골자다. 청년오디션, 온라인 공천 등 청년을 우대하기 위한 혁신안도 내놨다. 최근 지지율 정체로 고심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대만 국민당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낸 묘안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단장을 맡은 나경원 의원도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자신 있게 제안한다. 청년들이여, 국민의힘에 취업하시라”고 힘을 보탰다.더불어민주당도 전략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만 35세 이하 청년에게 25%, 만 36~40세 청년과 정치 신인에게 20%의 가산점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막상 청년 정치인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정 비율의 가산점을 주는 수준으로는 인지도 낮은 청년 정치인이 기성 정치인의 벽을 뚫기가 어렵다”며 “압도적인 가점을 주거나 청년 단수 공천을 늘리는 게 청년 입장에선 유일한 동아줄이지만, 기득권이 원치 않는 방안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기성 정당이 선거 때마다 이미지 구축을 위해 ‘청년팔이’만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2대 총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