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에세이] 사랑의 바람 .. 이근식 <이사장>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근식 <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
    GEPCOED5@hitel.net >

    "옥화동무, 날 기다리지 말아요"

    몇년전에 "북한병"에 걸린(본인의 표현에 의하면) 한 기자가 조선족 보따리
    장사 여인의 남편으로 가장하고 북한에 들어가 "보통 인민들"의 삶을 체험한
    후에 돌아와 쓴 책의 제목이다.

    그는 북한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사랑의 바람이며 우리가 진정으로
    통일을 원한다면 북한동포들을 사랑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동토는 자유의 바람을 불어넣기 전에는 녹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따뜻한 곳에서 "사랑의 바람"을 불어 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 사랑의 바람이 바로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햇볕정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교류와 협력을 통한 북한개방이라는 햇볕정책은 몇가지 돌발변수들로 인해
    도전을 받고 그 실효성에 대해서 의구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인내와
    희망을 가지고 일관성을 유지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물론 아직은 당국자간의 대화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정경분리의 원칙하에서의 민간교류의 활성화, 분단 반세 기만의
    금강산 관광 실현 등 남북한 화해 협력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데는 적잖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고향을 떠나온지 수십년만에 금강산에 올라 고향에 계실지 모를 부모님을
    향해 애타게 외치던 한 할아버지의 눈물섞인 목소리를 우리는 아직도 생생
    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모습속에서 그리운 이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고향을 가까이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처절한 한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그리웠던 금강산에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백만 이산가족과
    실향민의 애뜻한 사랑과 한을 승화시킨다는 차원에서 혹독히 얼어있는 땅에
    오로지 존재하고만 있는 우리의 동포들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사랑의 바람을
    보내야 할 때이다.

    비록 햇볕이 구름에 약간 가릴 때가 있을 지라도 그 빛을 잃지만 않게
    된다면 그리운 사람들이 웃으면서 혹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만나게 될
    날이, 분명 그날이 오리라 확신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1일자 ).

    ADVERTISEMENT

    1. 1

      [민철기의 개똥法학] 내란전담재판부·법왜곡죄가 사법개혁 될 수 없는 이유

      법왜곡죄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형법 개정안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원은 물론이고 대한변호사협회와 학계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신설이 위헌 소지가 있고 사법부 ...

    2. 2

      [MZ 톡톡] AI, 무엇을 믿지 않을 것인가

      나와 내 가족, 친구의 얼굴이 등장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표정과 말투,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까지 자연스럽다. 이것이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 영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그 순간부...

    3. 3

      [오승민의 HR이노베이션] 가짜 일에 빠진 조직, 진짜는 어디에?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사진)에서 백 상무는 주인공 김 부장에게 이렇게 외친다. “너는 인마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야. 일하는 기분을 내고 있지.&rd...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