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부작시
심원여폐정

단 하루라도 시를 짓지 아니하면 마음이 흡사 버려진 우물 같아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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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때 시인 가도가 엮은 시 희증우인의 첫 련이다.

사람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매일 빼놓지 않고 행하는 일들이 있다,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일에서부터 세수하고 몸단장을 한다.

이들 대부분은 육신을 지탱하기 위한 수단이거나 잘 보이기 위한 꾸밈들
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정녕 마음을 살찌우고 정신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는
소홀해지기 쉽다.

가도처럼 매일 시를 짓지는 못한다손 치더라도 한두줄 글을 읽는 습관은
지녀야 할 일이다.

사형선고를 받고 여순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단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속에 가시가 돋는다(일일불독서,구중생형극)"라고 한 안중근
의사의 말과 함께 음미해 볼만하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