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는 무서우면서도 우스운 존재이다.

인간을 골탕먹이기도 하고 즐겁게해주기도 하는 양면성이 있다.

이것이 도깨비의 매력이다.

경주 안압지근처에서 출토된 신라의 녹유귀면와는 도깨비의 얼굴을 정교하게
나타낸 유물이다.

한국의 도깨비하면 으례 이 작품을 연상하게 된다.

이 유물은 암록색의 유약이 짙게 칠해진 원두방형의 장식기와이다.

이마에서는 뿔이 나있고 뿔 사이에는 진주나 화염문이 새겨져 있다.

머리털은 곱슬이며 눈 코 입은 과장돼 있다.

길게 찢겨진 입을 강조하면서 날카롭게 뻗힌 송곳니를 드러내고 있다.

마치 성난 괴수 모습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우스꽝 스러운 구석이 엿보인다.

하단부는 반원형으로 되어 있다.

뒷면에는 점토로 제작된 고리가 부착되어 있어서 목조기와집의 내림마루나
귀마루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귀면은 악귀를 쫓는 벽사사상을 대표하는 유물이기도 하다.

높이 28.6cm, 넓이 26.2cm이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