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정수기 시장이 처음 형성된 것은 지난 76년 중반 단순여과방식
의 활성탄과 수지를 이용한 정수시스템의 수입정수기가 들어오면서부터였다.

그 후 80년대에는 세라믹필터를 이용한 자연여과식(등나무형태)정수기가
주종을 이루면서 86년 아시안게임을 전후로 국내에 급속도로 보급됐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가구형태의 장식성 정수시스템으로 세균발생, 유리파손
등의 위험과 관리의 불편함 때문에 오래가지 못했다.

이렇게 수입정수기와 갖가지 방식의 정수기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정수기시장이 확대되었으나 정수기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하여 AS등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불신을 샀다.

90년들어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등에 의해 새로운 정수방식인 멤브레인
방식의 역삼투압정수기가 도입되고 낙동강 페놀사건이후 깨끗한 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강해지는 추세 등에 힘입어 두 정수기전문업체가 시장을
휩쓸었다.

이들 두 업체는 1만명의 판매인력을 동원, 대규모 연고판매방식을 통해
고가제품을 판매, 일부 부작용을 빚기도 했으나 국내에 정수기보급을 확대
하는데는 큰 기여를 했다.

최근들어 역삼투압정수기시장의 틈새를 겨냥한 저가의 중공사막방식 정수기
(수도직결식, 은세라믹식)등이 등장, IMF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보급이 확대
되고 있다.

정수기업체들은 소비자구미의 변천에 따라 디자인.정수방식.성능.기능 등
다양한 방면에서 패턴변화를 추구해 왔다.

초창기 수입정수기들은 단순히 정수기능만 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아시안게임을 전후로 유행한 등나무정수기가 장식성을 갖춘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청결.위생문제등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 흠이었다.

정수기제품에 디자인이 가미된 제품은 90년대초부터 나온 역삼투압식정수기
가 시초라 할 수 있다.

이때부터 부가기능도 부착되기 시작했다.

냉각 기능을 추가한 냉정수기가 개발되었고 냉각방식을 놓고 업체간 치열한
제품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청호나이스는 우주항공산업에 사용되던 초소형 열전소자 반도체를 이용한
냉각방식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각 업체들은 가정용과 업소용으로 제품을 구분, 업소용으론 냉.온기능을
겸비한 대용량의 제품을 내놓았다.

웅진코웨이는 가정용 냉.온정수기도 출시했지만 가정에서는 온수기의
필요성이 적어 성공하지는 못했다.

청호나이스는 정수기에 전화기능을 부가한 냉콜정수기를 내놓아 주부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렇듯 다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을 추구하던 정수기제품들은 최근 IMF영향
으로 기능 및 디자인을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