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금주의 테마경제) '경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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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래 <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경기는 바닥을 쳤는가"
경기저점 도달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와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현재 경기가 저점에 근접하고 있어 곧 상승세
로 반전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일선 경제 현장의 시각은 다르다.
특히 일반 기업이나 가계에선 아직도 경기의 개선 분위기를 체감할 수 없다
는 주장이 많다.
이런 괴리감, 즉 지표 경기와 체감 경기의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인가.
우선 경기 지표의 구성을 보자.
경제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서 사용하는 경기 지표 중 대표적인 것은 이른바
경기종합지수다.
이는 다시 선행지수 동행지수 후행지수로 구분된다.
문자 그대로 이들은 각각 가까운 장래의 경기 동향, 현재의 경기 상태,
그리고 경기 변동을 사후에 확인하는 지수들이다.
이중에서 동행지수를 선택하고 여기에서 계절적인 요인과 추세적인 요인을
제거하면 비로소 현재의 경기가 순환 사이클상의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경기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나온다.
이 지표는 해당 월이나 분기의 국민생산 활동의 순환적인 움직임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가장 좁은 의미의 경기지표다.
그러면 우리가 흔히 체감 경기라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소비자가 경기 변동을 체감한다면 가계수입에 큰 변화가 생기거나 내수
소비재를 구매한다거나 할 때다.
기업에서 경기 변동을 체감한다면 이는 주문이 급격히 증감을 보이거나
이로 인해 투자계획 변동이나 인원조정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낄 때다.
따라서 체감 경기는 수많은 경제 지표 중에서 소비 지출에 의지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내구재에 대한 소비 지출, 설비 투자에 대한 지출, 고용 상태 변화 등
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다.
체감 경기가 지표 경기와 차이가 나고 특히 경기 회복시에 체감 경기가
지표 경기보다 늦게 회복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체감 경기를 구성
하는 요소들이 본질적으로 국민생산의 변동을 뒤따라가는 "경기 후행적"이기
때문이다.
소비 지출과 내구재에 대한 소비지출은 위의 경기 지표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후생지수에 속하는 지표다.
소비자는 경기가 완전히 회복된 뒤, 가계소득이 가까운 장래에도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야 비로소 경기 회복을 인정하면서 내구재를
구입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용 변화도 본질적으로 경기의 후행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고용을 줄이는 행동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기업의
생리다.
경기가 어지간히 회복돼도 고용이 잘 늘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국은행과 각 경제단체에서는 이런 시차를 극복하고 기업 일선의 경기 상태
를 좀 더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
BSI)를 작성, 발표하고 있다.
두번째로 중요한 이유는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특수 상황으로 인해 체감
경기 회복이 과거보다도 더욱 늦어진다는 점이다.
즉 경제 위기로 인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실업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는 얘기다.
예컨대 과도한 설비 투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사례가 너무나
많고 자금 시장의 경색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한 경기지표
관련보도만으로 설비 투자의 증가 계획을 세우는 기업은 없다.
그런가 하면 실직한 가장이 있는 가계에서 경기 지표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
는 보도만으로 내구재 소비를 늘릴 리는 만무하다.
세 번째 이유는 다분히 통계치와 지표의 해석과 관련된 것이다.
흔히 지표경기의 회복세를 진단하는 경우 위에서 말한 경기종합지수 순환
변동치를 인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지수가 정확하게 집계되는 것은 실제 상황보다 수개월 경과한 뒤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선행 지수의 동향 또는 동행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지표의
움직임으로 현재 경기를 추측한다.
따라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경제 각 부문별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각 지표가 과거와
유사한 패턴을 지속할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도 하다.
또 많은 지표가 전년동기, 즉 동월이나 동분기와 비교한 증감률로 표현되기
때문에 지표의 수치가 현재 수준(level)보다는 동향의 방향이나 속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즉 "올랐다"가 아니라 "하강 속도가 감소하고 있다"는 식의 진단이 자칫
경기회복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체감 경기와 지표 경기간의 괴리를 해소하는 방안은 없는가.
이론적으로는 약간의 괴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온 국민이 경제 위기로 고통받는 기간을 줄이는 정책 처방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동원한 경기 부양책이 올해 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돼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hrjo@hri.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1일자 ).
"경기는 바닥을 쳤는가"
경기저점 도달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와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현재 경기가 저점에 근접하고 있어 곧 상승세
로 반전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일선 경제 현장의 시각은 다르다.
특히 일반 기업이나 가계에선 아직도 경기의 개선 분위기를 체감할 수 없다
는 주장이 많다.
이런 괴리감, 즉 지표 경기와 체감 경기의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인가.
우선 경기 지표의 구성을 보자.
경제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서 사용하는 경기 지표 중 대표적인 것은 이른바
경기종합지수다.
이는 다시 선행지수 동행지수 후행지수로 구분된다.
문자 그대로 이들은 각각 가까운 장래의 경기 동향, 현재의 경기 상태,
그리고 경기 변동을 사후에 확인하는 지수들이다.
이중에서 동행지수를 선택하고 여기에서 계절적인 요인과 추세적인 요인을
제거하면 비로소 현재의 경기가 순환 사이클상의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경기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나온다.
이 지표는 해당 월이나 분기의 국민생산 활동의 순환적인 움직임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가장 좁은 의미의 경기지표다.
그러면 우리가 흔히 체감 경기라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소비자가 경기 변동을 체감한다면 가계수입에 큰 변화가 생기거나 내수
소비재를 구매한다거나 할 때다.
기업에서 경기 변동을 체감한다면 이는 주문이 급격히 증감을 보이거나
이로 인해 투자계획 변동이나 인원조정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낄 때다.
따라서 체감 경기는 수많은 경제 지표 중에서 소비 지출에 의지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내구재에 대한 소비 지출, 설비 투자에 대한 지출, 고용 상태 변화 등
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다.
체감 경기가 지표 경기와 차이가 나고 특히 경기 회복시에 체감 경기가
지표 경기보다 늦게 회복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체감 경기를 구성
하는 요소들이 본질적으로 국민생산의 변동을 뒤따라가는 "경기 후행적"이기
때문이다.
소비 지출과 내구재에 대한 소비지출은 위의 경기 지표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후생지수에 속하는 지표다.
소비자는 경기가 완전히 회복된 뒤, 가계소득이 가까운 장래에도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야 비로소 경기 회복을 인정하면서 내구재를
구입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용 변화도 본질적으로 경기의 후행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고용을 줄이는 행동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기업의
생리다.
경기가 어지간히 회복돼도 고용이 잘 늘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국은행과 각 경제단체에서는 이런 시차를 극복하고 기업 일선의 경기 상태
를 좀 더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
BSI)를 작성, 발표하고 있다.
두번째로 중요한 이유는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특수 상황으로 인해 체감
경기 회복이 과거보다도 더욱 늦어진다는 점이다.
즉 경제 위기로 인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실업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는 얘기다.
예컨대 과도한 설비 투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사례가 너무나
많고 자금 시장의 경색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한 경기지표
관련보도만으로 설비 투자의 증가 계획을 세우는 기업은 없다.
그런가 하면 실직한 가장이 있는 가계에서 경기 지표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
는 보도만으로 내구재 소비를 늘릴 리는 만무하다.
세 번째 이유는 다분히 통계치와 지표의 해석과 관련된 것이다.
흔히 지표경기의 회복세를 진단하는 경우 위에서 말한 경기종합지수 순환
변동치를 인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지수가 정확하게 집계되는 것은 실제 상황보다 수개월 경과한 뒤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선행 지수의 동향 또는 동행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지표의
움직임으로 현재 경기를 추측한다.
따라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경제 각 부문별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각 지표가 과거와
유사한 패턴을 지속할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도 하다.
또 많은 지표가 전년동기, 즉 동월이나 동분기와 비교한 증감률로 표현되기
때문에 지표의 수치가 현재 수준(level)보다는 동향의 방향이나 속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즉 "올랐다"가 아니라 "하강 속도가 감소하고 있다"는 식의 진단이 자칫
경기회복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체감 경기와 지표 경기간의 괴리를 해소하는 방안은 없는가.
이론적으로는 약간의 괴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온 국민이 경제 위기로 고통받는 기간을 줄이는 정책 처방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동원한 경기 부양책이 올해 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돼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hrjo@hri.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