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가 화려하게 데뷔하자 미국 채권시장이 시름에 빠졌다.

국제자금이 유로채권 시장으로 빠져나갈까 봐 전전긍긍이다.

5일 뉴욕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액면가 1천달러인 30년 만기의 재무부채권의 경우 값이 9달러나 빠졌다.

가격과 반대방향인 수익률은 전날의 연5.15%에서 5.22%로 올라갔다.

시장에 매입세는 없고 매도세 일색이었다.

이에따라 유로 출범으로 미국국채의 인기가 시들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체이스 증권의 국채담당자 마크 소비뉴는 "미국 국채로 몰리던 국제자금이
유로채로 분산되는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며 "어느정도 예상된 일이지만
너무 빨리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국채 값이 떨어진 것은 유로의 기세에 눌려 달러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미국 국채가격도 약세롤 보인다.

달러표시 금융상품의 실질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스턴의 투신업체 스커드 켐퍼 인베스트먼트의 펀드매니저 제레미
라구스는 "앞으로 국제자금이 강세통화인 유로화 표시 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채시장은 지금까지 세계자본시장의 "황금자석"으로 불리며
국제투자자금을 흡입해 왔다.

하지만 달러의 강력한 라이벌 유로의 등장으로 자력이 약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