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엔 "머니머니"해도 부동산이 최고입니다.

국토가 좁아 쓸만한 땅이 적은데 사두면 어디 손해보겠어요.

IMF라는 복병을 만나 부동산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도 많지만 IMF가 영원히
이어지겠어요"(서울 잠실동 박모씨).

"지금이 오히려 기회입니다. 주식시장에서 보듯 가격이 떨어지면 그만큼
회복되니까요. 비관론이 팽배할 때가 바닥이고 바닥일 때가 투자적기지요"
(서울 사당동 임모씨).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유용한 재테크수단으로, 든든한 노후생활의
안식처로 부동산을 꼽는다.

부동산시세가 오르건 내리건 이러한 생각은 요지부동인 것 같다.

사실 부동산시장은 IMF체제 이후 "급전직하"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가격이 추락했었다.

"부동산 신화"는 끝났다는 아우성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식과 행동은 "따로국밥"인 양상이다.

부동산값이 폭등했던 과거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탓이다.

"70년대와 80년대에도 지금처럼 부동산가격이 폭락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땐 정말 부동산이 끝장나는 줄 알았어요. 당시에도 부동산은 끝났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고 그 논리 역시 그럴듯 했지요. 그러나 조금 지나니까
어떻게 됐나요"(경기도 김포시 노모씨).

"자고 일어나니까 집값이 월급쟁이 1년 연봉인 1천만~2천만원이 올라
가슴만 졸였지요. 전세사는 사람은 하늘 무습게 치솟는 전세금을 대느라
눈물깨나 흘렸고요"(서울 천호동 김모씨).

50대 이후 노년층에겐 부동산이 또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이들은 "땅이 있어야 땅땅거리고 산다"는 농경사회의 가치관을 벗어나지
못한 계층이기도 하다.

"토지문서만 봐도 괜히 마음이 편해져요. 송곳꽂을 만한 땅 한평 없으니까
왠지 허전해서 부동산에 투자했지요"(경기도 광주군 이모씨)

"가격이 안올라도 걱정안해요. 내가 정년퇴직할때 팔면 얼마가 될까하고
생각하는 것만도 스릴이 넘쳐요. 시세가 좋지 않으면 은퇴후 농사를 지으면
그만이지요. 그냥 보험들었다 셈치고 있는 것이지요"(일산신도시 정모씨).

IMF시대에도 수요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그래도 부동산이
최고"라는 것이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