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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 메가트렌드] 통일로 가는 경제교류 : '현대 대북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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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소떼몰이 방북과 금강산관광, 현대의 대규모
    대북경협사업은 남북간 경제교류의 본격적인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88년 "단순교역과 위탁가공"의 형태로 시작된 남북경협사업이 "투자"로
    한단계 격상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현대의 대북사업은 또 지난 91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이후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전반적인 남북관계를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동시에 남북경협을 통한 평화 정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일련의 경제협력확대는 통일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인가.

    경제협력의 확대가 곧 통일로 이어질 것인가.

    이런 의문점들을 푸는 데는 대만과 중국간의 경제협력이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정경분리 정책의 모델로 정착되고 있는 중국과 대만관계에 비춰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현대의 대북사업이 갖는 중요성과 진행방향을 조망해본다.

    <> 경제적 효과

    중국.대만 모델(양안모델)의 요체는 정치적 성격을 배제한 경제교류를
    통해 상호 적대감을 해소하고 무력충돌의 가능성을 감소시키자는 것이다.

    현대의 대북사업도 정부의 정경분리 정책을 토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양안 관계와 유사하다.

    또 정주영 회장의 계획대로라면 현대는 향후 북한의 산업발전을 담당하게
    된다.

    이는 중국 경제발전에서 대만 등지의 화교자본이 수행한 역할과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현대가 이번 금강산 관광의 대가로 북한에 지불할 9억4천2백만
    달러는 단순한 금강산 관광비용을 뛰어넘는 의의를 갖고 있다"(연세대
    윤덕용 교수.경제학).

    특히 북한으로 하여금 교류협력이 가져다 주는 과실을 실제로 맛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북한을 경협의 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서해안 공단 조성과 금강산 개발사업은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공단 조성사업은 남한의 자본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해 제3국으로 수출될
    물품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한민족 경제공동체 형성의 초기단계로 볼 수 있다.

    중국이 대만과 인접한 해안지대에 조성한 경제특구를 통해 대만-홍콩-중국
    을 잇는 화교경제권을 형성한 것에서 그 전형을 찾을 수 있다.

    또한 현대가 조성하는 서해안 공단에 중소기업을 유치할 경우 이는 남북한
    산업의 유기적 연관성을 강화시키는 가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즉 남한에서 사양산업으로 분류돼 동남아 등지로 이전되고 있는 노동집약적
    산업이 북한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남한내 유휴설비는 대부분 이들 산업에
    집중돼 있다.

    이렇게 되면 봉제, 의류, 고무, 조립산업 등 경공업이 대부분 북한으로
    이전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남북한 산업내 분업이 이뤄지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남북한간 경제통합의 수준이 높아지면 궁극적으로 현재
    남한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전자, 중화학, 자동차, 선박 산업등에서
    분업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정치적 의미 및 파급 효과

    현대의 대북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남북한 산업의 연관성이
    높아져 남북간 상호 무력충돌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평화정착을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점쳐진다.

    즉 북한경제의 남한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북한은 잠수정
    침투와 같은 도발적 행동을 점차 줄여 나갈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결국 양측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져 분단의 안정적 관리를 통한
    평화체제로 이행하는 매개 역할을 하게된다.

    "이로써 현대의 대북사업은 투자규모가 일정 규모를 넘기는 시점에서
    경협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준정부급 대화채널을 가동시키는
    역할을 할 것"(정세현 통일부 차관)이란 분석이다.

    중국과 대만의 경우 경협이 본궤도에 오른 지난 90년대 초부터 양국간
    현안을 협의하기 위해 중국의 해협교류기금회와 대만의 해협양안관계협회가
    설립돼 간접적 정치대화를 시작했다.

    우리의 경우 올해 출범한 "민족화해와 협력을 위한 범국민협의회"와
    현대의 대북사업의 파트너이자 북한의 대남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아.태평화위원회가 이같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의 대북사업은 이밖에 북한의 산업을 활성화해 경제난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한 북한의 체제안정에도 기여함으로써 통일비용의
    감소라는 부수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남북 경협의 획기적 진전을 위해서는 대만과 중국,
    독일의 경우처럼 양측이 서로를 흡수통일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중국.대만은 78년 중국이 공산당 11기 3중전회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정책을 버리면서 경협이 시작됐고 독일은 빌리 브란트가 1969년 통일정책을
    버리고 1민족 2국가론은 주장하면서부터 경제교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즉 북한도 남측이 흡수통일을 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생기면 경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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