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26일 오전 임시사장단 회의를 열고 삼성엔지니어링 양인모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14명 규모의 연말
정기사장단 내정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7명이 승진하고 6명의 대표이사가 자리를 옮겼으며
김광호 삼성전관 회장이 물러났다.

이번 인사는 예상과는 달리 소폭에 그쳤다.

이는 자동차 사업 관련 인사가 "보류"됐으며 그룹구조조정본부의 사장급
인사도 없었던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문책인사가 보류된 것은 대우와 빅딜(사업교환)협상이 진행중인데다
"자동차 사업에 대한 책임은 최고경영자가 져야 한다"는 일각의 여론에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자동차 빅딜 향방에 따라 내년초 다시 큰 폭의 인사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배종렬 제일기획 대표이사 부사장과 양인모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부사장, 이경우 삼성카드 대표이사 부사장을 각사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남궁석 사장의 정보통신부 장관 임명으로 공석이 된 삼성SDS 대표
이사직에 이 회사 김홍기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내정했으며 삼성중공업
김징완 대표이사 전무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박수웅 삼성코닝 부사장은 삼성정밀화학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이수창
삼성화재 부사장은 삼성화재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각각 내정했다.

이와함께 손욱 삼성전관 대표이사 사장은 공석인 삼성종합기술원장으로,
송용노 삼성코닝 대표이사 부사장은 삼성전관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이동했다.

송용노 부사장은 지난 8월 삼성코닝 부사장으로 임명된지 5개월만에 다시
자리를 옮겼다.

삼성코닝 대표이사 부사장엔 박영구 삼성정밀화학 대표이사 부사장이 내정
됐으며 이중구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항공 대표이사 사장(항공부문)
으로 선임됐다.

배정충 삼성화재 대표이사 부사장은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유무성
인도총괄 대표이사 부사장은 삼성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정공부문)으로 이동
했다.

이필곤 삼성물산 부회장의 서울시 부시장 진출로 비어 있던 중국본사
사장에는 김유진 삼성물산 고문이 중국본사 사장겸 삼성물산 부사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이밖에 그동안 반도체 사업을 키워오는데 공헌한 김광호 삼성전관 회장은
후진양성과 건강을 이유로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삼성은 28일부터 각사별로 주주총회및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인사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며 부사장급 이하 임원인사는 새로 구성되는 대표이사가
각사별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인사 특징 = 삼성은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경영성과및 업적을 중심으로
한 성과주의 인사라는 점을 들었다.

또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젊고 유능한 인물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룹구조조정본부 사장급을 모두 유임한 것은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석이다.

<> 주목 인사 = 월드컵경기장 등 공사수주의 공을 인정받은 양인모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전북 전주출신의 배정충 삼성생명 부사장 등 호남
출신 인맥의 부상이 눈에 뛴다.

또 김홍기 삼성SDS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그룹 전략사업인 인터넷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는 점과 40대의 이수창 삼성화재 부사장이 부사장
승진 1년만에 대표이사로 발탁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