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가 모두에게 시련을 안겨준 98년.

그러나 신용평가회사들 입장에서는 한편으로 도약의 기회를 제공해준
한해로 기록됐다.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개 평가사는 외국 유수의
평가사들과 업무제휴를 맺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선진 평가
기법을 도입했다.

한신정이 지난2월 미국의 DCR(더프앤펠프스크레딧레이팅)와 공동평가에
대한 업무제휴를 맺었으며 한신평은 지난8월 미국 무디스와 합작법인을 만들
었다.

이어 지난15일 한신정은 영국 피치IBCA와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3사가
모두 세계적 평가회사와 공동작업을 실시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신용평가사들은 과대평가된 국내기업의 신용등급에 대한
재조정에 나섰다.

단기신용등급인 CP(기업어음)레이팅과 장기신용등급인 회사채 신용등급을
올들어 수차례 하향조정했다.

한신평은 한발 더나가 워치리스트(신용등급 관찰)제도를 도입, 대우 현대
등 5대그룹 계열사의 등급을 하향조정 대상에 포함시켜 커다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신용평가사들은 기업구조조정 작업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법원에 평가요원을 파견해 기업의 청산가치와 존속가치를 실사하는 역할을
맡아 법원의 법정관리 또는 화의 결정에 도움을 줬다.

은행의 부실판정위원회와 기업구조조정위원회에도 신용평가사들이 큰 역할
을 했다.

또 부채비율과 현금흐름을 평가등급에 적극 반영시키기로 선언, 정부가
추진중인 기업부채비율 감축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내년에는 "불가침의 영역"으로 불리웠던 은행과 공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판정을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다.

반작용으로 다양한 외부 압력이 예견되는만큼 신용평가사가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신용평가사별로는 어느정도 부침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7월부터 출자금융기관 관련기업에 대한 신용평가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한기평의 경우 산업은행이 대출해준 대기업 1백30여개사에 대한 평가업무가
사실상 중단된다.

한신정의 경우도 한빛은행과 국민+장기신용은행의 출자지분을 어느 정도
정리하지 않으면 평가에 제약을 받게된다.

이와함께 신용평가사의 최저자본금과 최저평가요원 규정이 완화된만큼 제4
또는 제5평가회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