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백20대 1" 99년 대입 경쟁률이 아니다.

수원시가 지난 17일 발주한 6천8백59만원짜리 인계동 가로등 공사에 무려
6백20개업체가 참여한 것을 두고 업자들끼리 허탈한 심정으로 나눈 얘기다.

경기도내 전기분야 전문건설업체는 모두 1천5백30개.

"1억원도 안되는"공사에 전체 업체의 절반가량이 참여한 셈이다.

예전같으면 이 정도 규모의 공사에는 1백개 미만의 업체가 참여, 여유있게
낙찰을 따낼 수준이라고 수원시 관계자는 밝혔다.

그만큼 건설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는 의미다.

수원시는 당초 이렇게 많은 업체가 몰릴 것으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채
3백명 수용규모의 시청 대회의실에서 설명회를 가졌다가 두배나 많은
업체관계자가 몰려 깜짝 놀라기도 했다.

또 인계동 공사 현장설명회에서는 업자들이 타고온 승용차로 인해 주변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수원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전문건설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입찰
최고경쟁기록은 4백여개 업체로 이번 가로등 공사는 지금까지 시가 발주한
단일공사 가운데 최고 경쟁률"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내년까지 몇개
건설업체가 살아남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건설협회 경기도회의 송용섭 진흥부장은 "지난 3년동안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건설업체가 살아남기 위해 현금지급 조건이 좋은 공공공사에 매달리는 실정"
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업체쪽에서는 "공사대금 지급 조건을 따지는 것은 사치"라며 "지금은
도산을 막기 위해 아무리 소규모 공사라도 따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분위기
를 전했다.

이번 공사의 낙찰가는 5천5백만원이었다.

< 수원=김희영 기자 songk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