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 1년동안 설탕 샴푸 대두유등 서민들의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공산품(가공식품 생활필수품)값은 대체로 30%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들어 원화환율및 국제곡물가격 하락으로 인하요인이 상당분 발생
했는데도 불구, 업체들은 제품값을 조금만 내리거나 인하시기를 늦추고 있다.

이에따라 한번 오른 값이 요지부동으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식품 및 생활용품업체들이 가격인상의 최대이유로 제시한 원화환율의 경우
작년 12월20일전후 달러당 1천6백원을 크게 넘어섰으나 이제는 약1천2백원
까지 떨어져 업체들이 가격인하요인을 무시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또 물가안정에 앞장서야 할 정부당국은 이같은 업체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서민가계안정을 외면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업체들은 작년말 20%를 웃돌던 금리가 최근 10%이하로 떨어져 자금조달 등
경영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점을 감안한다면 가격인하를 서두르거나
인하폭을 더 늘려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설탕 밀가루 라면 등의 식품메이커들은 외환위기로 환율이 급상승했던
지난 12월 경영난을 이유로 앞다퉈 제품값을 올렸었다.

또 인상률은 모두가 두자릿수로 서민가계를 크게 압박했었다.

공산품들과는 달리 농.수.축산물은 수해 일기불순등의 자연적인 요인으로
작황 또는 출하가 부진했음에도 불구, 수요가 위축돼 전반적으로 약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본사가 주요 공산품 25개, 농.수.축산물 19개 등 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공산품중 IMF경제위기 전보다 값이 떨어진 품목은 단
1개뿐이었다.

품목별로는 애경산업의 하나로샴푸가 50.8%로 가장 많이 올랐다.

<>가공식품

제조업체가 대형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설탕 가격은 외환위기 가닥치기
직전에 비해 40%이상 올랐다.

지난해 11월초 3 에 1천9백30원이었던 가격은 올들어 3차례 값을 내렸다지만
지금도 2천7백30원에 달한다.

이 기간중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25% 떨어졌고 국제원자재
시장에서 1파운드에 12센트 안팎이던 원당가격도 8센트선으로 33%나 내렸다.

라면 가격도 30% 올랐다.

농심 신라면 공급가격은 지난해 11월초 2백36원이던 것이 지금은 3백2원에
달한다.

지난 1년간 국제시장 소맥가격은 부셸당 3.29달러에서 2.64달러로 20%
떨어졌다.

라면업체들이 공급가격을 30%나 올린 것은 밀가루 값이 올랐기 때문.

제일제당의 밀가루 공급가격은 3kg짜리 1부대에 1천6백40원.

국제시장 소맥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작년 11월초에 비해 32%나 오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설탕과 밀가루는 특히 제빵 라면 제과 음료 업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빵 등 관련제품들의 값을 연쇄적으로 올린다는 점에서 인상에 따른 충격이
다른 품목들보다 더 크다.

간장 조미료 분유 값도 25%이상 올랐다.

남양분유의 7백50g짜리 아기사랑은 8천4백원에서 1만7백47원으로, 대상의
청정원 조림간장 5백g짜리는 9백2원에서 1천1백50원으로, 샘표식품의 샘표
간장 1l짜리는 1천60원에서 1천3백90원으로 급등했다.

조사대상 44개 품목 가운데 동서식품의 프리마만 2천2백47원에서 2천97원
으로 내렸다.

<>생활용품

샴푸가 가격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애경산업의 하나로샴푸 7백g짜리 공급가격은 지난해 11월초 2천4백1원
에서 지금은 3천6백20원으로 50.8%나 폭등했다.

제일제당의 식물나라샴푸 5백g짜리 공급가격도 2천7백98원에서 3천7백30원
으로 33.3% 뛰었다.

애경산업은 세제 퍼펙트와 생금치약 공급가격도 각각 30.8%와 25.5%
인상했다.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 공급가격도 대부분 두자리수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드봉비누(1백30gx2개)가 38.4% 오른 것을 비롯해 페리오치약과 한스푼도
각각 24.4%와 16.7% 올랐다.

유아용 기저귀 값도 대폭 올랐다.

한국P&G의 드라이케어 기저귀(84개짜리 대형)의 경우 지난해 11월초
1만7천3백72원이던 공급가격이 2만2천1백22원으로 27.3%나 뛰었다.

기저귀의 주원료인 펄프의 국제시세는 이 기간중 t당 6백20달러에서
5백80달러로 6.5% 떨어졌다.

작년 11월 중순께 달러당 9백85원 안팎이던 환율이 현재 1천2백원선으로 약
22% 올랐다고 하지만 원자재가격이 이처럼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기저귀
값은 10%포인트쯤 과다인상된 셈이다.

<>농.수.축산물

전반적으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흉작으로 생산량이 많이 줄어든 고추과 콩 값이 급등한 것을 제외하면 눈에
띄게 오른 품목은 거의 없다.

돼지고기는 지난 가을 값이 폭락했다가 정부의 가격지지로 IMF사태 직전
수준을 넘어섰고 사과와 감귤은 수요부진으로 매기가 위축되자 중간상인들이
출하를 기피함에 따라 최근에야 약세에서 강세로 돌아섰다.

콩은 태풍 애니로 인한 피해로 수확이 줄어 값이 급등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백태의 경우 70kg짜리 한 가마에 지난해 11월
11만2천9백16원이던 가락시장 경락가격이 지금은 18만5천원으로 63.8%나
뛰었다.

이에 정부가 수입콩을 방출하려 했으나 시민단체들이 "유전자콩은 몸에
해롭다"며 반대하고 있어 콩 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농.수.축산물 가운데 불황을 가장 많이 타는 품목으로는 배추 배 고등어
갈치 쇠고기 등을 꼽을 수 있다.

배추는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수도권 재배지역에 수해를 입은뒤 강세를
지속하다가 김장철이 한창일 무렵부터 값이 곤두박질했다.

대표적 고급과일인 배는 수요부진으로 수확기 이전부터 약세를 지속했고
쇠고기는 정부의 가격지지에도 불구, IMF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 유통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