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시대, 새 노사문화의 꽃을 피우자 ]

이기호 < 노동부장관 >

우리 모두는 지난 1년여동안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실업, 소득감소, 도산, 감자 등으로 근로자 주주 중소기업인 영세상인
공무원 모두가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 한편으로는 소중한 교훈을 배우고
있으며 시민의식과 노사관계도 보다 성숙된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다.

최근 산업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기업의 재도약을 위해
새롭게 노사협력을 다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기업인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도 굴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으로 경쟁력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근로자들은 회사의 성패가 곧 나의 성패라는
일체감으로 기업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지금 우리는 세계경제전쟁이라고 할 만큼 치열한 경쟁에 맞닥뜨려 있다.

최고의 품질과 보다 싼 가격,월등한 서비스만이 경제전쟁에서 승리를 보장
한다.

제화기능인은 이탈리아의 기능인과 경쟁하고 있고 화훼경작자는 네덜란드의
경작자와 경쟁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은 세계각국의 유명음식점과 경쟁하는 시대다.

이러한 때 세계경쟁에서의 승리를 향해 함께 뛰는 성숙한 동반자관계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이제 갈등과 대립의 노사관계가 협력과 공영의 신산업
관계(new industrial relations)로 전환돼어 세계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함깨 뛰는 성숙한 동반자관계로 탈바꿈돼야 한다.

노사는 고통도 함께 나누고 성과도 함께 나누는 생산과 복지의 공동체다.

기업발전이 있어야 근로자의 임금이 올라가고 복지혜택이 늘어난다.

또 근로자의 사기가 높아야 기업발전도 가능하다.

근로자들이 일에 대한 보람과 직장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열린 경영을 펼치는 기업주, 기업발전을 위한 책임의식을 지니고 생산성
향상에 노력하는 노동조합, 직장을 직원들의 성장과 성취의 일터로 만들고자
애쓰는 경영인, 자신이 만들어 낸 제품과 서비스에 책임을 지는 근로자,
이들이 바로 신산업관계를 형성하는 주역들이다.

금번 5대그룹 구조조정은 대기업간 중복사업.중복투자의 정리, 주력사업
으로의 전문화 등 재벌개혁 5대원칙을 마무리하는 개혁조치였다.

이는 바로 노동계가 요구해 온 것으로 지난 제1기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한
사항이다.

대기업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일자리가
창출되고 근로조건의 개선여력이 생긴다.

80년대 미국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시 GM은 취업알선과 직업훈련을 중심으로
한 고용안정제도(JOBS)를 실시, 노조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근로자 고용지원센터를 노사공동사업으로 운영해
재취업 알선, 창업지원, 그리고 직업훈련 등을 통해 근로자의 고용불안을
상당수준 해소한다면 대기업 구조조정의 연착륙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1백만명의 일자리를 상실했다.

세계 각국이 일자리 창출을 국가의 제일 책무로 선언하고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창조적 지식기반국가건설"을 주요 정책과제로 삼아 향후 3년간
1백50만개의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의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나는데
노사 등 모든 경제주체가 주력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각 경제주체가 지식사회 정보화사회에 적합한 신지식인으로의 변화가
모색되어야 한다.

이러한 두 가지 과제야말로 국가적 과제(national millenium agenda)요,
이를 성공적으로 풀어나가는 열쇠는 바로 노사협력에 달려있다.

노.사.정이 갈등과 대립을 벗어나 다같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능동적으로
협력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피워나가야 할 새 노사문화의 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