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컴퓨터(대표 김인광)는 순수 국내기술로 문서인식시스템(OCR)을
만들어낸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다.

이 회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아르미"란 이름만 대면 금방 무릎을 친다.

국내 스캐너 패키지상품의 번들로 안들어가는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전문적인 개발 제품을 낸후 다른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데 반해 이 회사는 아르미 버전업에만 집요하게 매달려왔다.

문서인식기 시장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게 된 밑거름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아르미는 스캐너로 인식한 문자의 이미지데이터를
텍스트데이터로 변환해주는 문서인식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쉽게 말해 종이에 씌어진 글자를 읽어들여 컴퓨터 문서파일로 재현해내는
것이다.

아르미가 처음 나온 것은 94년 1.0버전이 개발되면서부터다.

그러나 아르미의 탄생에는 적잖은 산고가 있었다.

합산컴퓨터를 설립한 김인광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전형적인 엔지니어 출신의 벤처기업가.

그는 첫 직장인 삼보컴퓨터에서 개발한 문서인식기 개선작업을 벌이다
자금사정으로 첫번째 좌절을 맛봤다.

92년초 중소기업으로 옮겨 재개발에 나섰으나 회사부도로 다시 실패했다.

오기가 발동한 김 사장은 혼자 힘으로 제품을 만들기로 작정했다.

궁핍한 살림에도 2년여간 연구개발에 전력한 끝에 드디어 94년말 첫 작품을
완성했다.

이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거쳐 지난해말 4.0버전까지 개발했다.

아르미 4.0버전은 한글 한자 영어 숫자 특수기호가 혼용된 상태라도 99%의
높은 인식률을 자랑한다.

처리속도도 분당 1만8천자에 달해 A4용지 1장을 인식하고 교정하는데
15~2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내용수정과 편집시간까지 합치면 사람이 직접 타이핑하는 것보다
10~20배 빠른 수준이다.

워드프로세서의 철자검색 기능을 능가하는 철자검색기도 갖췄다.

여기에 한자나 특수기호를 바로 입력할수 있는 교정마법사도 더해졌다.

대량 자료를 입력할 경우에 대비, 단계적인 작업이 가능한 작업단위
저장기능을 지원한다.

한글포맷(hwp)은 물론 텍스트포맷(text) 윈도표준포맷(rtf)
인터넷문서포맷(html)등 거의 모든 데이터양식에 적용할수 있다.

아르미는 60만원대의 비싼 가격임에도 고기능성과 품질을 앞세워 휴렛팩커드
스캐너의 단골 번들로 들어가고 있다.

또 엡손코리아 유맥스 머스텍 마이크로텍 롯데캐논등 국내 유수의
스캐너업체들도 아르미를 채택하고 있다.

또 소프트웨어 선진국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아르미는 일본 고덴사와 제휴, 일본어판 제품을 연간 2천개가량 수출하고
있다.

또 내년 2월 출시되는 5.0버전엔 완벽한 일본어 인식기술을 내장, 시장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이 회사는 매출액의 20~25%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앞으론 OCR기술을 활용, 팩스학습시스템 전표인식시스템 명함인식기등으로
사업아이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