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부문에서만 한해 40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먼 장래를
내다본 대규모 설비투자와 과감한 기술투자로 안정된 사업기반을 구축해놓은
회사다.

지난 83년 미쓰비시 중공업을 제치고 세계1위 조선소로 올라선 현대는
그해 11월 용접기술연구소를 발족했다.

이듬해인 84년 2월 수조시험장을 완공하고 다시 10월 선박해양연구소를
준공, 선박생산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이는 고부가가치선을 건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드디어 87년에는 덴마크 B&W사에 유조선 설계도면을 수출하기에 이르렀으며
캐나다로부터 시추선 모형시험 용역을 의뢰받아 이를 수행하기도 했다.

91년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선)건조공장을 준공한후 지난 94년에는
국내최초로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선)을 인도하는 등 선박건조기술개발에
앞장서왔다.

지난70년대말 이미 1백50만평 부지에 7호도크까지 갖춰놓은 현대는 95년
다시 VLCC(초대형원유운반선)전용인 8호, 9호 도크를 각각 준공했는데
9백t급 골리앗크레인 2기를 설치하는 등 시설현대화 및 대형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 73년말 제1차 석유파동으로 세계 해운.조선경기가 냉각돼 고전했고
80년대 중반기에도 구조적 불황기를 맞는 등 어려운 고비도 있었다.

그러나 현대는 대형선위주에서 다목적화물선 벌크선 목재운반선 등 수주선형
을 다변화하고 선박생산기술의 혁신을 꾀하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갔다.

또 고부가가치선 건조, 해양개발 플랜트 엔진 로봇 중기계 등 비조선부문의
강화와 신설로 이를 극복해나갔다.

요즘은 비조선부문이 국내외 경제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조선부문의
호황이 이를 덮어주고도 남음이 있다.

올들어 11월까지 수주실적은 61척 35억 달러어치(확정분).

작년동기의 64척 32억달러에 비해 척수는 적지만 금액으로 3억달러를
초과하고 있다.

원화기준 매출액은 10월말 현재 3조8천2백억원을 기록, 작년동기 2조5천7백
억원보다 48.6%(1조2천5백억원) 늘어나 있다.

지난해에는 2천억원대의 이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2천5백억원정도의 이익이
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조선수주량은 당초 목표인 38억달러를 초과, 40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플랜트 해양 중전기 엔진 등 이 회사의 다른 사업부문까지 합치면 올해 총
수주예상치는 67억달러에 달한다.

조선부문이 이렇게 호조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의 먼 장래를 내다본 설비확장
과 기술혁신, 생산성향상을 위한 노력이 때마침 원화약세라는 요인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95년 8호 및 9호 도크를 각각 완공한 현대는 6백만 DWT(재화중량톤)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단순히 설비만 늘려서가 아니고 기술개발과 생산성향상을 통해
도크회전율을 높인 결과다.

도크에서 배한척이 건조되기위해 머무는 기간을 뜻하는 도크회전율은
70년대 6개월에서 이제는 3개월이 됐다.

현대는 도크별로 선종을 전문화하고 선박수주도 생산공정상 도크의
작업효율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선형을 잡는데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블록대형화, 용접자동화 등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데다 IMF이후 근로자들의
일하는 자세도 달라져 전체적으로 생산성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현대측 설명이다.

상선 이외에 여객선 신조FPSO(부체식석유생산저장설비) 등 고부가가치 선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