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확률이야기) (3) '도박사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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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텔레비전의 한 토크쇼에 부산의 딸부자집이라고 불리는 부부와
일곱 명의 딸이 출연했는데 사회자가 "어쩌다가 딸만 일곱을 낳게
되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그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딸을 셋을 낳으니까 이웃사람들이 "딸 셋을 잇달아 낳으면 다음 아이는
틀림없이 아들이다"라고 하기에 낳았더니 또 딸이데요. 그런데 딸 다섯을
낳으니까 다음엔 정말로 틀림없이 아들이라고 하기에 또 낳았더니 딸이었다"
이 대답에 방청객들은 큰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 속에는 사람들이 종종
헷갈리는 확률적 오류가 숨어 있다.
어느 경우에나 아들을 낳을 확률은 1/2이다.
잇달아 딸을 다섯을 낳았더라도 다음에 다시 아들을 낳을 확률은 여전히
1/2이다.
문제는 이미 딸 다섯을 낳았다는 것을 아는 이웃사람들이 다음에는 아들을
낳을 확률이 1/2보다 높아진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판단을 "도박사의 오류"라고 한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카지노에서는 룰렛(roulette)이라는 게임이 있다.
1에서 36까지의 숫자가 적힌 원판을 돌리면서 그 위에 구슬을 떨어뜨린 뒤
구슬이 어떤 숫자에서 멈추는가 하는 게임이다.
가장 간단하게 홀수 혹은 짝수에 돈을 건다고 하자.
만약 홀수가 여러번 나왔을 때 대부분의 도박사들은 다음에는 짝수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면서 짝수에 돈을 많이 건다.
이것이 바로 도박사의 오류다.
일본 왕실에는 30여년째 아들이 태어나지 않아 걱정이 많다고 한다.
현재 일왕의 아들딸과 사촌의 아들딸을 포함하여 최근 30년간 8번의 출산이
있었으나 모두 딸이었다.
일본의 왕위계승자는 반드시 남자여야 하고 또 여자들은 결혼을 하면
왕족의 신분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로 나가면 왕실에 인적자원이
줄어들 우려가 있어 왕실관계자들은 큰 고민에 빠져 있다고 한다.
일부 언론과 국민들은 다음에는 틀림없이 아들일 것이라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에 태어날 아이는 앞서서 8명이나 딸만 태어났다는 것을 알
턱이 없으므로 다음에 아들이 태어날 확률은 여전히 1/2이다.
그러면 왜 이런 잘못된 판단을 할까.
아들을 낳을 확률이 1/2이므로 자식을 몇 명만 낳을 때에도 아들과 딸의
수가 비슷하게 균형을 이루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를 대표성 오류(representativeness bias)라고 한다.
그러나 자식을 많이 낳을 때 아들을 낳는 확률이 1/2이 되겠지만 10명을
낳는 경우에는 반드시 아들 다섯에 딸 다섯이 되는 것이 아니라 딸만 열을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룰렛에서도 홀수가 나올 확률은 수많은 시도를 했을 때 그 확률이 1/2이
되는 것이다.
이를 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이라고 하며 여기에서 말하는
"수많은 시도"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시도를 의미한다.
시간의 흐름 위에서 대수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많은 시도 속에 부분적으로는 홀수만 연속적으로 나온다고 해도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다.
소설이기는 하지만 "흥부전"의 흥부처럼 아들만 열 여덟 명을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김진호 < 공군사관학교 교수 gemkim@hanmail.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8일자 ).
일곱 명의 딸이 출연했는데 사회자가 "어쩌다가 딸만 일곱을 낳게
되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그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딸을 셋을 낳으니까 이웃사람들이 "딸 셋을 잇달아 낳으면 다음 아이는
틀림없이 아들이다"라고 하기에 낳았더니 또 딸이데요. 그런데 딸 다섯을
낳으니까 다음엔 정말로 틀림없이 아들이라고 하기에 또 낳았더니 딸이었다"
이 대답에 방청객들은 큰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 속에는 사람들이 종종
헷갈리는 확률적 오류가 숨어 있다.
어느 경우에나 아들을 낳을 확률은 1/2이다.
잇달아 딸을 다섯을 낳았더라도 다음에 다시 아들을 낳을 확률은 여전히
1/2이다.
문제는 이미 딸 다섯을 낳았다는 것을 아는 이웃사람들이 다음에는 아들을
낳을 확률이 1/2보다 높아진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판단을 "도박사의 오류"라고 한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카지노에서는 룰렛(roulette)이라는 게임이 있다.
1에서 36까지의 숫자가 적힌 원판을 돌리면서 그 위에 구슬을 떨어뜨린 뒤
구슬이 어떤 숫자에서 멈추는가 하는 게임이다.
가장 간단하게 홀수 혹은 짝수에 돈을 건다고 하자.
만약 홀수가 여러번 나왔을 때 대부분의 도박사들은 다음에는 짝수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면서 짝수에 돈을 많이 건다.
이것이 바로 도박사의 오류다.
일본 왕실에는 30여년째 아들이 태어나지 않아 걱정이 많다고 한다.
현재 일왕의 아들딸과 사촌의 아들딸을 포함하여 최근 30년간 8번의 출산이
있었으나 모두 딸이었다.
일본의 왕위계승자는 반드시 남자여야 하고 또 여자들은 결혼을 하면
왕족의 신분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로 나가면 왕실에 인적자원이
줄어들 우려가 있어 왕실관계자들은 큰 고민에 빠져 있다고 한다.
일부 언론과 국민들은 다음에는 틀림없이 아들일 것이라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에 태어날 아이는 앞서서 8명이나 딸만 태어났다는 것을 알
턱이 없으므로 다음에 아들이 태어날 확률은 여전히 1/2이다.
그러면 왜 이런 잘못된 판단을 할까.
아들을 낳을 확률이 1/2이므로 자식을 몇 명만 낳을 때에도 아들과 딸의
수가 비슷하게 균형을 이루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를 대표성 오류(representativeness bias)라고 한다.
그러나 자식을 많이 낳을 때 아들을 낳는 확률이 1/2이 되겠지만 10명을
낳는 경우에는 반드시 아들 다섯에 딸 다섯이 되는 것이 아니라 딸만 열을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룰렛에서도 홀수가 나올 확률은 수많은 시도를 했을 때 그 확률이 1/2이
되는 것이다.
이를 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이라고 하며 여기에서 말하는
"수많은 시도"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시도를 의미한다.
시간의 흐름 위에서 대수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많은 시도 속에 부분적으로는 홀수만 연속적으로 나온다고 해도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다.
소설이기는 하지만 "흥부전"의 흥부처럼 아들만 열 여덟 명을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김진호 < 공군사관학교 교수 gemkim@hanmail.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