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와 관련해 한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돈이 없다면서 주주들이 증자로 발행되는 새 주식을 사지 않을 경우(청약
포기)엔 어떻게 될까.

실례로 삼성중공업의 경우를 보자. 삼성중공업은 당초 발행키로한 신주
3천7백만주 가운데 주주들의 포기로 정확하게 5백68만6천4백75주가 남았다.

바로 실권주라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이사회의 논의를 거쳐 이 실권주를 계열회사에 배정했다.

이런 방식이 전통적인 실권주 처리 방법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많은 상장사들은 실권주를 공개매각에 부쳐 버린다.

증권사 한군데를 창구로 정해 발행가에 실권주를 공개경쟁입찰로 팔아버리는
것이다.

증시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실권주를 사겠다는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신주발행가(실권주 공모가액)가 시세와 비교해 싸기 때문에 실권주 공모엔
경쟁이 붙는다.

최근 2개월중에 이뤄진 실권주 공모 결과를 보면 한신기계의 경우 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금양은 57대 1을, 현대상선도 34대 1의 경쟁이 붙었다.

실권주 공모는 말그대로 주주들에게 우선 배정하고 남는 것을 일반투자자들
을 상대로 공모한다는 의미다.

한국 상장사들의 경우 대주주 지분율은 숨겨놓은 지분까지 감안할 경우
평균 50%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대주주들이 실권주 공모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청약포기(실권)로 지분율이 조금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상장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투자자들은 보다 싼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증시 침체가 심할 때가 아니면 실권주 공모로 손실을 보는 예는 극히
드물다.

일반적인 주식투자보다 상대적으로 투자리스크가 적다는 이유로 실권주
공모만 찾아다니는 투자자 그룹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