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 나산 한보의 창업자나 창업2세가 소유한 부동산이 법원경매에 부쳐져
있다.

청구 장수홍, 나산 안병균, 한보 정원근 회장(정태수 총회장의 장남) 등
부동산으로 성장한 기업의 창업자들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이제는 살던 집까지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됐다.

기업의 최대 덕목으로 꼽히는 "영속성"이 끊기면서 나타나는 결과다.

IMF이후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구속중인 청구 장수홍 회장의 서울 방배동 청구빌라는 지난 9월 감정가
11억원으로 입찰에 들어갔으나 지난달초까지 3회 유찰돼 최저 경매가는
5억6천3백20만원으로 떨어졌다.

청구빌라(90평형)는 강남일대에서 손꼽히는 고급빌라인데다 시공회사의
회장집이었기 때문에 마감재나 인테리어가 각별하다는게 경매컨설팅업체들의
얘기.

최저경매가가 감정가의 절반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2일 서울지법본원에서
부쳐질 입찰에서는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

정원근 회장도 자신소유의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정 회장의 단독주택은 대지 1백37평 건평 40평이며
삼릉공원 동쪽에 있다.

최초 감정가는 12억원이었으나 3회 유찰로 최저 경매가 6억1천4백만원에
오는 23일 다시 매각될 예정이다.

나산 안병균 회장은 자신소유의 부동산이 잇달아 경매에 부쳐지는 케이스.

서울 종로5가에 있는 감정가 50억원대의 근린생활시설이 2회 유찰에 이어
오는 12일께 다시 입찰에 부쳐진다.

이에앞서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안 회장 소유의 37층짜리 보라매나산
스위트 주상복합건물이 지난달 18일 3백89억원(상가부분)에 법원경매로
매각됐다.

< 김호영 기자 hy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