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IMF한파도 두렵지 않다"

정보통신 벤처기업인 YTC텔레콤(대표 지영천)은 올해 유례없는 불황속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거둔 기업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모두 혹독한 구조조정의 시련을 겪고 있는데
반해 이 회사는 지금 제품이 없어 못팔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출 주문이 폭주해 납기를 걱정해야 할 정도이다.

YTC텔레콤에 이러한 "고민"을 안겨다준 "복덩이"는 초소형 핸즈프리
전화기인 "마이폰"이다.

지난 6월20일 첫선을 보인 마이폰은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며
5개월여만에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제품이 나오자마자 국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며 10월말까지 10만여개가
팔려 나갔다.

해외시장에서의 주문도 쇄도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니혼TV의 "수퍼자키" 프로그램의 소비자가 뽑은 "히트예감
상품"에서 카멜레온 자동차를 누르고 1위로 뽑힐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닛케이비즈니스에서도 소니사의 초소형 노트북과 나란히 히트상품으로
선정해 소개했다.

이 회사는 올해에만 일본 후지쓰사에 90만달러 어치의 전화기를 수출한
것을 포함, 미국 중국 독일 동남아 중남미 등으로부터 모두 6백만달러
어치의 수출 주문을 받아놓았다.

내년에는 후지쓰사에 월 20~30만대 가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미국 B사, P사 등에 각각 1백50만대와 최소 50만대 이상을 수출할
예정이다.

독일 디엔티사에 3만대를 공급했으며 내년에는 물량이 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대상국은 모두 50여개국이나 된다.

사장을 포함, 겨우 28명이 꾸려나가는 벤처기업으로서는 그야말로 경이적인
성공이다.

마이폰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젊은 층을 겨냥, 송수화기를 이어폰처럼 귀에
꼽고 자유롭게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핸즈프리 유선 전화기다.

무엇보다 초소형이라는게 최대 강점으로 무선호출기 크기에 무게도
겨우 40g정도이다.

젊은이들의 취향에 꼭 맞는 깜찍한 디자인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사오정 전화기"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화통화를 하면서 두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편리성 때문에 PC통신
인터넷을 즐기는 젊은이는 물론 사무실에서 전화를 자주 받아야하는 회사원
등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마이폰의 히트비결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있다.

사실 핸즈프리 개념은 마이폰이 처음은 아니다.

휴대폰이나 전화기에도 핸즈프리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나와있었다.

이들 제품과의 차이라면 기존 전화에 부착되는 부가장치가 아닌 전화기
자체의 소형화를 이뤄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더욱 빛나게 한데는 YTC텔레콤의 기술력도 한몫했다.

보통 전화기는 회로기판(PCB)에 부품을 다 꽂지만 마이폰은 소형 양면
PCB에 전화기 회로부품을 다층으로 탑재, 부피를 줄였다.

소비자 가격도 2만8천원으로 부담이 없다.

순수 국내기술로 국산 부품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값을 저렴하게 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직원은 주로 기술개발과 국내영업만을 주로 맡는다.

생산은 전화기 전문 생산업체가 맡고 해외판매는 해외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계열 종합상사에 맡기고 있다.

생산단가를 낮추고 판매망을 확보하기 위해 아웃소싱 전략을 활용한 것이다.

매출액의 30%를 연구개발비에 사용할 정도로 핵심부품 개발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올해 내수시장 매출목표를 46억원, 내년에는 1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또 수출규모는 올해 6백76만달러, 내년에는 3천만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종합상사와 연계를 강화해 수출지역을 확대하고 해외
업체와 제휴, 현지 생산을 늘리는 등 해외시장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함께 불량률을 낮추고 무선 핸즈프리 전화기 등 끊임없이 신제품을
개발, 부가가치를 높여갈 방침이다.

< 양준영 기자 tetri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