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마틴 회장의 독특한 경영기법중 하나가 특별 팀을 구성하는데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경영위원회(Management Committee)팀과 사업전략
(Business Strategy)팀 구성이다.

이 두 팀에는 길마틴 회장만의 경영철학이 잘 반영돼 있다.

길마틴 회장은 머크사에 부임해서 가장 먼저 40여명의 사장단과 일일이
개별면담을 벌였다.

그는 사장들에게 현재 머크사가 해결해야 할 초미의 이슈가 무엇이며
회장이 된다면 어느 업무에 시간을 투자할 것인지를 물었다.

처음에 사장들은 제약산업에 생소한 회장이 정보를 얻기 위해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이 면담은 경영위원회 구성자격이 있는지를 알아 보기 위한
면담이었다.

면담 후 길마틴 회장은 40여명의 사장단중 12명을 뽑아 회사의 주요
안건들을 토의하고 결정하는 소수 정예의 위원회를 구성했다.

다른 회사에서 팀 구성자격을 직급에 따라 자동적으로 주는 것과
달리 고위 간부 층내에서도 능력에 따라 선별적으로 팀원을 뽑은 것이다.

길마틴 회장은 팀원들간 협동심을 심어주기 위해 예전에는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던 팀 빌딩여행을 주도하기도 했다.

길마틴 회장은 위원회를 기업의 핵심분야를 담당하는 사람만으로 구성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생산 재무 법률 주사약 유통 분야등에서 다양하게 뽑았다.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를 유도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길마틴 회장이 이같은 방안을 강구한 것은 복잡한 의사결정구조를 바꾸기
위한 조치였다.

사업전략팀은 길마틴 회장의 경영방식 중 가장 파격적인 것이다.

그는 질병별로 팀을 구성했다.

각 팀에는 재무 생산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간부들이 참여하도록 했다.

그 결과 팀내에서 해당 약에 대한 생산원가부터 시장 잠재력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13명으로 구성된 골다공증팀의 경우 경리부문의 책임자가 리더로 있다.

이 팀의 역할은 머크사의 포사막스가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여자 환자들의
골절을 보호해준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홍보하고 포사막스에 대한 광고를
책임지는 일이다.

또 이 약에 대한 추가적 효능제시에 대한 정부허가를 얻어내고 모방 약품의
개발 상태를 체크하도록 했다.

길마틴 회장은 이 팀을 구축해 각 질병을 퇴치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도록
했으며 궁극적으로 각 질병 분야를 책임지는 개별 팀들이 연구 생산과
마케팅에 관한 주요 사항을 결정하도록 도왔다.

실제로 사업전략팀을 도입한 이후 업무효율성이 높아지고 비용절감이
가능해졌다.

두가지 소수정예팀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데는 길마틴 회장의 조직구성원에
대한 신뢰가 큰 힘이 됐다.

사실 이런 팀을 구성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팀 구성원으로 참여하지 못한 구성원들 사이에 반감이 형성되고
결과적으로 의욕을 잃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길마틴 회장은 이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였다.

정기적으로 미팅을 갖고 옴부즈만(Ombudsman)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신뢰와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