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인개능서
독기인지현자전수원

옛날 사람은 모두 글씨를 잘 썼는데 그중에서도 현명한 사람의 글씨만이
멀리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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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구양수가 세인작비자설에서 한 말이다.

구양수의 말에 의하면 글씨는 그 글씨를 쓴 사람의 인품과 도덕이 높아야만
멀리까지, 그리고 오래도록 전해질 수 있는 것인데 후세 사람들은 그저 글씨
의 꼴만 갖추기에 힘을 쓰니 그런 것들은 모두 이내 휴지처럼 버려지고 만다
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도 서예를 연마하는 사람들의 수가 꽤 많다.

그리고 이름난 사람의 작품이 비싼 값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또 신진작가들은 이름을 내기 위하여 각종 전시회나 대회에서의 입선 수상
경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대부분 인품서품이라는 말의 뜻을 잘 모른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