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반도체부문 통합을 위해 외부전문평가기관을 선정
한데 대해 정부는 일단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등 관계당국은 그러나 지난 5일 5차정재계간담회에서
요청한 <>선박용엔진 발전설비부문의 실행계획제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 기업 선정 <>상호지급보증 해소를 위한 지보현황자료 제출 등이 아직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감위는 그러나 전경련 관계자가 일정연장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반도체부문의 책임경영주체를 조속히 결정해 실행계획에 반영
하라고 주문했다.

또 이를 이달말까지 주채권은행에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외부전문평가기관이 책임경영주체를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며 또다시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재계의 사업구조조정안을 평가.심의할 사업구조조정위원회와 업종별실무
추진위원회는 이미 구성돼 있다.

따라서 앞으로 구조조정이 지연된다면 5대그룹에게 더 시간을 줄 수
없다는게 금감위의 시각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5대그룹이 이달말까지 실행계획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워크아웃에 들어갈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어쨌든 정부는 사업구조조정안을 재계가 스스로 내린 산업정책적 판단
이라고 보고 존중할 방침이다.

재계가 중복.과다투자부문으로 인정하고 주채권은행에 재무구조에 대한
"수술"을 맡겼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사업구조조정위와 업종별실무추진위는 이들 중복.과다투자부문에 대해
사업성과 생존가능성부터 평가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출금출자전환이나 외자유치 등 재무구조의 개선만으로는 중복.
과다투자문제를 해소할 수 없으므로 생산능력을 줄이는 일부 사업부문의
정리 등이 불가피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