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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실리콘겔 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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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50~60대는 물론 40대중후반만 해도 1백65cm이상이면 처녀시절 "너무 크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금 10~20대는 1백70cm가 표준이다.

    가슴도 마찬가지.

    "저유세요(유방이 작고 허리가 가늘어야 미인)"는 옛말, 오늘날엔 한국여성
    들도 풍만한 가슴을 가지려 애쓴다.

    인터넷 모델로 유명해진 이승희가 유방확대 수술을 받았다고 알려진 뒤
    성형외과에 환자가 쇄도했다는 소식은 우리 여성들의 의식변화를 단적으로
    전한다.

    유방확대술이 일반화된 것은 1960년대 중반부터다.

    미국의 다우코닝사가 64년 성형수술용 실리콘겔을 대량생산한 게 계기가
    됐다.

    70년대 여성해방운동이 불러온 노출붐이 이 수술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보고는 아이러니컬하다.

    그러나 만성피로 관절염 등 수술후유증이 문제가 되자 다우 코닝은
    92년 실리콘겔 생산을 중단했다.

    많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크고 탄력있는 가슴을 원하는 여성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수술엔 실리콘겔외에 폴리에틸렌글리콜(글리세린), 하이드로젤, 식염수 등
    여러가지가 쓰이지만 아직 완벽한 것은 없다.

    국내에서는 실리콘젤과 식염수주머니가 주로 사용된다.

    실리콘겔은 수입금지품인데도 촉감이 좋다는 이유로 여전히 선호된다고
    한다.

    더욱이 사이비의료인의 시술에선 파라핀이나 공업용 실리콘 등을 녹여서
    유방조직에 주입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 경우 이물질로 인한 덩어리가 생기거나 피부가 괴사돼 진물이 나고 유방
    암의 원인이 되는데도 값이 싸다는 이유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우코닝사가 실리콘겔 부작용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낸 17만명에게
    32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하고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한다.

    배상을 받을 피해자 가운데는 한국여성 8백여명도 포함됐다는 소식이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막을 길은 없다.

    여성의 경우 외적인 아름다움이 경쟁력을 더해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수술도 자연스러움을 대신하기 어렵다.

    다우 코닝의 배상은 그나마 미국사회이기에 가능한 소비자주권의 승리다.

    하지만 크고 탄력있는 가슴을 얻으려다 되레 생병을 얻은 여성들의 고통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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