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과 경제연구소는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6일부터
이틀간 중앙대 국제정보통신문화관에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중앙대 개교 80주년을 맞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과 아세안 각국의
구조조정과 협력"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과 아세안 각국의
저명한 학자들이 참가, 위기극복을 위한 각국의 정책 과제와 상호 협력방안
을 논의했다.

< 정리= 유병연 기자 yoo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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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의 목표와 비전 ]

이규성 < 재정경제부 장관 >

한국은 규제완화와 시장경제라는 큰 원칙내에서 경제 전반에 걸쳐 건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이 겪고 있는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은 금융부문의 구조적 결함과 왜곡된
관행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금융부문의 개혁은 최우선 과제였다.

지금까지 5개 시중은행을 포함해서 94개 금융기관을 폐쇄하거나 영업정지
처분했다.

이와함께 6개 주요은행들은 자율적인 인수 합병 절차를 추진중이다.

그 결과 대부분의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10-13%로
높이는데 성공했다.

한편 정부는 자본자유화를 위해 외국인투자한도를 철폐하고 적대적인
외국인 인수합병을 허용했다.

외환규제도 단계적으로 풀어 2000년까지는 완전 자유화할 예정이다.

기업구조조정도 가속화하고 있다.

5대 재벌그룹을 포함한 기업들은 자구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중 시장원리와 국제적 기준에 부합되는 강력하고 성실한 자구책을
모색하는 기업만이 금융기관의 계속적인 지원을 보장받게 될 것이다.

또 정부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상호지급보증의 금지및 연결재무제표
작성의 의무화, 사외이사제도 확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노동시장의 유연성확보와 고용에 대한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에도
정부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종신고용제도가 정착돼 있고 도시화 비율이 80%로 높은 한국 현실을
감안할 때 새로운 노사관계가 뿌리를 내리려면 다소간 적응기간은 필요
하다고 생각된다.

거시경제정책 측면에 있어서 정부는 환율 물가 금리의 하향안정세 속에서
기업구조조정과 신용경색, 그리고 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재정지출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모든 정책은 시장 원리에 맞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이처럼 한국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개혁을 단행하고 경제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변화하는 세계시장질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ASEAN 국가들간 경제적인
상호의존도를 더욱 높일 필요가 제기되고 있는 시점이다.

우선 아세안 지역에서 무역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수출활성화가 아시아 지역의 경제회복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은행이 파산하는 등 각 국의 금융위기로 수출관련 지원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역내 경제활성화를 위해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쌍무무역 협정을 통해 수출입 관련 은행에서 쌍방간에 수입금융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야 한다.

이는 각국이 직면하고 있는 무역금융 자금지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각 국의 금융위기는 무역금융에 악영향을 미쳐 역내 교역을 위축
시키고있는 실정이다.

두번째로 역내 국가간 거시경제정책의 조정을 통해 긴밀한 협조관계를
가질 것을 제안한다.

지금 선진국들은 세계 경제 공황에 대비해 공동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거시경제정책을 함께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할 것으로 본다.

한국은 이미 구조조정으로 위축된 성장력을 회복하기 위해 재정확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협조 및 의견 교환을 통해 ASEAN 국가들과 한국은 앞으로 국제금융
질서의 안정적인 발전과 개선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세안 국가들과 한국은 국제 금융질서 개선을 위한 다양한
모임에서 개발도상국가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각별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책결정과정에서 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경험이 적절히 반영되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