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일 =98년8월19일
<>본사 및 공장 = 전남 영암
<>서울사무소 = 서울 대치동
<>주주 = 미국 보워터사(1백%)
<>생산제품 = 신문용지
<>생산능력 = 연간 25만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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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5일 보워터한라제지 서울 사무소에는 사람들이 구름떼같이 몰려
들었다.

이들은 보워터한라제지의 전신인 한라펄프제지에 고지와 약품 등 원부자재를
납품하던 사람들.

1백만원에서 1억원까지의 소액채권자 3백여명이었다.

한라펄프제지가 작년말 부도를 낸뒤 이들은 은행 등 다른 채권자보다
더욱 가슴을 졸였다.

담보를 잡은게 없었기 때문.

못받는 날엔 자신들마저 파산의 길로 들어설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단 한푼도 깎이지 않은채 전부 받았다.

고맙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이날부로 보워터한라제지는 새로운 회사로 다시 태어났다.

빚덩어리 회사에서 부채가 단 한푼도 없는 우량기업으로 변신한 것.

세계적인 신문용지업체인 보워터는 2억2천만달러를 들여 한라펄프제지를
인수하면서 빚을 모두 갚았다.

이 과정에서 담보권자에겐 채권액의 85%, 무담보권자에겐 50%를 각각
상환했다.

대신 원부자재를 납품하던 상거래채권자(소액채권자)에겐 1백% 갚아줬다.

부채의 일부 탕감을 통한 외자유치는 "한라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보워터는 한라펄프제지 인수후 경영을 기존의 한국인들에게 그대로 맡기고
있다.

한상량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을 전원 받아들여 기업활동에 전념토록 하고
있다.

지난 10월초 경리담당 임원 1명을 파견한게 본사에서 보낸 인력의 전부다.

또 부도이후 깎였던 월급과 보너스(연 7백80%)를 원상회복시켰다.

경영진은 그대로지만 경영스타일은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보워터 스타일이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것.

이는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 <>고객의 기대 이상으로 고객을
충족시킨다 <>모든 직원은 창의력을 극대화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한 사장은 보워터의 이런 경영방침을 능동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보워터
국내외 공장 11개중 한국공장이 최고의 성과를 거두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얼마전 깨달았다.

보워터의 공장 최고책임자들이 모인 회의에 참석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이들은 전세계시장 정보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파악하고 있었다.

신문용지의 공급 수요와 원부자재 가격 동향 등.

단 한푼의 원가라도 줄이기 위해 쏟아붓는다는 사실을 알고서 절대로
만만치 않은 일임을 절감했다.

하지만 그는 보란듯이 실천하겠다는 각오다.

조짐은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불공단에 있는 공장라인은 신문용지 생산속도가 분당 1천5백m를 넘어섰다.

동양에서 최고 속도를 구현한 것.

생산속도는 생산성향상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부도이후 잠시 부진했던 영업도 제궤도에 올라 이제는 선별적으로 수주할
정도다.

생산제품중 40%는 일본 호주 중동 등지로 수출된다.

공장라인이 24시간 풀가동되는 것은 물론이다.

보워터한라제지는 단순히 국내시장을 겨냥한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주요 기지로 떠오를 채비를 갖추고 있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