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북한을 찬양하는 홈페이지가 개설돼 4천여명가량이 접속한 사실은
정말 충격적이다. 음란물과 불량정보의 유통 등으로 각국에서 인터넷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다지만, 공산주의와 김정일을 찬양하는 홈페이지가 버젓이
실릴 정도로 우리의 인터넷 이용이 불법적이고 문란해서는 곤란하다. 문제의
홈페이지를 개설한 20대 용의자를 경찰이 수사중에 있어 개설경위와 동기
등이 곧 밝혀지겠지만, 비슷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이 나와야 한다.

인터넷이나 PC통신 등 첨단정보통신은 이용객이 호기심 많은 10대를 비롯
대부분 젊은층이다. 이들은 모험과 모방을 즐기는 세대란 특징이 있다. 만에
하나 이같은 충동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의 전산망을 불법으로
들락거리는 이른바 해커들에 대한 처벌이 미흡했고 오히려 기업이나 공공기관
에 일자리를 얻는 계기가 된 과거의 사례가 반대로 해킹을 부추길 수 있었음
을 우리는 보아왔다. 이번에 문제의 홈페이지를 들락거린 방문객의 대다수가
내용이 지나치다고 했다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인터넷의 홈페이지는 제작이 손쉽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만들어 띄울 수가 있다. 이것이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누드
화면 등 불량정보의 대량유통으로 많은 폐해를 주는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터넷의 불량사용을 사전에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터넷을 탄생시킨 미국은 이를 규제할 목적에서 "윤리"를 앞세워
관련 통신법을 만들었다가 국민의 표현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대법원으로
부터 위헌판결을 받은바 있다. 인터넷을 대상으로 사전검열이나 규제를 취하
는 민주국가는 지구상에 아직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전검열이나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있으나 그래도 양식있는
인터넷 이용을 위해서는 관계당국의 모니터링 등 사후관리가 보다 강화돼야
할 것이다. 현재 음란정보 등은 정보통신부가, 공안관련은 검찰 및 경찰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제작된 홈페이지가 수천명이나
접속했을 정도로 뒤늦게야 발각된 것은 문제다. 하루에도 수많은 홈페이지가
만들어지고 기존 것까지 합하면 그 수가 엄청나 적은 인력을 갖고 현실적으로
실태파악이 쉽지 않을 것이다. 범죄신고에 고정전화번호가 활용되는 것과
같이 인터넷 불건전정보 이용사례에 대한 신고제를 도입, 운영하는 것도
불량 불법정보유통을 조기에 차단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한편 인터넷은 음란물이나 불량정보 등으로 인해 그 이용이 제한받기에는
이점이 매우 많다. 미국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뱅크가 이미 문을 열었고
과학기술교류는 물론 국제전화 상거래 등에도 폭넓게 유용되고 있고 앞으로의
이용한계는 현 단계에서 예측이 어려울 정도다. 인테넷의 건전사용에 대한
교육 및 계몽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