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창조형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데 점차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정책입안자들도 서비스산업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듯 하다.

그러나 서비스산업은 아직까지도 홀대받고 있다.

제조업위주의 정책이 여전히 시행되고 있으며 서비스산업은 그 곁가지나
"립서비스(lip servic) 차원"에서 강조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이는 왜 서비스산업이 중요한가를 절실히 깨닫지 못하고 있는데서 연유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OMJ(One Million Jobs) 보고서는 이번 기회에 "신서비스산업을 육성하라"고
분명히 강조한다.

21세기 경쟁력있는 경제체제로 다시 태어나고 일자리창출을 위해선
신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지름길이라는게 우리의 판단이다.

<> 서비스업이 확대된다 =우리는 전례없는 변화의 시기에 살고 있다.

과거 하드웨어였던 것도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됐다.

과거 제조업이었던 것도 점차 서비스업과 유사해지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도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변하고 있다.

운전과 소설쓰기는 서비스산업으로 분류될수 있다.

이에비해 출판과 버스제조는 제조업으로 분류된다.

만일 작가가 없다면 출판은 불가능하다.

버스기사와 승객이 없으면 버스도 필요없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기계적이고 이분법적인 구분은 이제 의미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21세기에 업종을 구분하는 유일한 척도는 부가가치(Value
added)가 돼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나누기보다는 생산요소의 기능에
따라 업종을 분석해야 한다.

부가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생산재료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이렇게 보면 이미 언급한 13가지 생산요소가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따져 보는게 중요하다.

13가지 생산요소는 앞으로 제조업제품보다는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더 많이
사용될게 분명하다.

서비스업이 발달될수록 노동 등 12개 생산요소가 더 많이 필요해진다.

반면 자본의 중요성은 점점 떨어진다.

13개 생산요소중 12개가 주로 서비스생산에 사용되는 만큼 서비스업의
영역은 갈수록 넓어진다고 할수 있다.

<> 서비스수요가 늘고 있다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이미 알려져 있다.

엥겔계수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전체 소득에서 음식물에 대한 지출비중이
낮아진다는걸 알려준다.

비슷한 계수가 또 있다.

아직 정식으로 이름이 붙여지지는 않았지만 OMJ 보고서는 이를 "테일러계수
(Taylor coeffcient)"라 부르고자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제조업의 노동력을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에 대해
처음으로 규명했던 프레드릭 테일러에 의해 창시된 개념이다.

테일러계수는 경제발전수준이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른 후에는 제조업 제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난다는걸 보여 준다.

이는 이미 검증되고 있는 사실이다.

경제가 성숙될수록 소비자들이 처음으로 사는 물건은 적어진다.

소비자들이 일단 세탁기 TV 냉장고 자동차 등을 구입한뒤 기존 제품을
대체할 때까지는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다.

예컨대 자동차시장은 처음으로 자동차를 가지는 사람이 많았던 덕분에
아주 빨리 성장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일단 자동차를 구입하면 그들은 몇년이 지나서야 다시
차를 구입한다.

TV와 냉장고도 마찬가지다.

제조업생산품은 대체시장역할만을 하게 된다.

자연 판매는 줄어들고 성장은 둔화된다.

지난 몇십년동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서 그랬다.

비록 한국에서는 그 현상이 약간 늦게 나타나고 있지만 말이다.

모든 생산은 궁극적으로 서비스수요에 의존한다.

세계경제는 소비자들에게 무엇을 소비하고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에 대해
더 많은 선택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수요에 맞는 산업을 발굴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법 노동 자본 등 똑같은 생산요소를 사용하더라도 숨어 있는 영역을
지속적으로 개척해야만 살아남을수 있다.

<> 서비스산업은 일자리도 두 배로 늘린다 =엥겔계수와 테일러계수를 보면
소비자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할 경우 소비는 고품질의 물건과 서비스를
사는데 사용된다.

생산성이 높아짐에 따라 그 댓가는 임금상승보다는 레저시간증대로
나타난다.

지난 80년대말이후 한국에서도 그랬다.

주당 35시간 일하는 유럽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더욱 많아진 레저시간은 자연적으로 서비스에 대한 소비지출을 늘리게 된다.

이같은 현상은 일자리창출에서도 아주 중요하다.

사회간접자본 관련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서비스산업은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제조업까지 영향을 미쳐 다양한 가치창조형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예컨대 비디오산업이 발달할수록 비디오플레이어와 VOD를 만들기 위한
일자리가 늘어난다.

골프가 대중화될수록 골프코스와 골프장비를 생산하기 위한 일자리도 증가
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서비스산업의 육성이 필요한 이유다.

<> 서비스를 수출주력품목으로 육성하라 =수출가능한 서비스하면 떠오르는게
보험 항공 해운 영화 등이다.

한국의 경우 특히 만화영화도 주된 수출품목이다.

그러나 이것만 수출할수 있는게 아니다.

소설이나 드라마 등 모든 종류의 예술은 수출이 가능하다.

많은 나라에선 취미와 관련된 서비스도 수출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몇년동안 스포츠장비를 수출해 왔다.

그렇지만 다른 서비스활동이 발달되지 않은 탓에 스포츠장비수출도 제한돼
있는 형편이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적극 발굴, 수출주력품목으로 육성해야 한다.

외국인들을 한국에 적극 유치하는 것도 서비스수출과 똑같은 효과를 낸다.

여행 국제회의 국제페스티발 스포츠이벤트 등을 유치, 외국인을 끌어
들이는게 대표적 예다.

< 정리=하영춘 기자 hayp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