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처럼 필자도 향우회 동문회 친목회 등 여러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회원간 이해증진과 친목을 돈독히 하다 보면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얻게
된다.

이중에서도 더욱 특별하고 애착이 가는 모임이 하나 있다.

바로 "예맥사"다.

"예맥"은 지금의 춘천과 강릉지역을 거점으로 세워진 상고시대 부족국가.

예맥족은 강원인의 조상인 셈이다.

동이열전에 따르면 예맥인들은 성품이 착하고 산천을 소중히 여겼다고
한다.

말을 잘 타고 활을 잘 쏘며 예의가 바른 부족이기도 했다.

"선비"는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는 기개를 가진
사람이다.

참된 선비는 이익보다는 의를 생각한다.

또 공동의 선을 위해서는 자신의 희생도 주저하지 않았다.

조상들의 이같은 훌륭한 품성을 본받으며 우리 삶의 터전인 강원도를
사랑하자는 취지에서 예맥사는 지난 86년 결성됐다.

당시는 암울한 시대였다.

대학생들은 "시대의 양심"을 자처하며 불의에 대항키 위해 나섰다.

당시 필자는 강원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다.

주위엔 뜻을 같이하는 강원대 출신 젊은이들이 많았다.

졸업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모임이 이루어진 것이다.

예맥사는 하나의 "모임"이라기 보다 "큰 가족"같은 존재다.

반드시 가족을 단위로 모임을 갖기 때문이다.

회원과 그 가족들이 만나 얘기하고 여행도 떠나며 봉사활동도 한다.

관혼상제 등 경조사는 빼놓지 않고 챙긴다.

따뜻한 가족의 울타리를 하나 더 둔 셈이다.

분기별로 정기총회를 갖고 또 수시로 임시총회도 연다.

회원들은 주로 30대 직장인으로 모두 35명.

가족들까지 합하면 70명에 이른다.

회장은 방일성(강원은행 대리)씨가 맡고 있다.

임보연(연합통신기자) 고승규(강원대강사) 길양하(건설회사근무) 등이
대표적인 열성회원이다.

우리 모임은 앞으로 불우청소년과의 결연, 장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1세기를 향한 길목에서 우리 사회에 하나의 밀알이 되고자 노력해 나갈
것이다.

박종호 < 대우증권 홍천지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