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이 시끄럽다.

"월급 1원"을 선언해 화제를 뿌렸던 김정태 행장과 노동조합이 충돌양상을
빚고 있다.

임원진에서도 김영강 상무가 최근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내는 일까지
발생했다.

은행내 갈등은 근본적으로 김 행장이 1천명수준의 증권사를 경영했던
것처럼 1만명대 조직을 움직이려 한다는 시각에서 비롯된다.

김 행장이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선 대체로 호의적
이지만 다른 사람의 얘기는 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사태는 그가 ''장사꾼''임을 내세우며 수익성만을 강조한데 따른 부작용
으로도 볼수 있다.

감원, 비용절감 등 수익성위주의 경영을 강조하지만 그럴수록 직원들
사이에선 김 행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

구조조정도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김 행장이 2천명 수준의 감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도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감원계획을 마련중임을
인정했다.

다른 은행들은 30% 안팎을 감원한 상황에서 주택은행만이 예외가 되긴
어렵다는 현실과 그러면 안된다는 직원들의 거부감이 "김 행장과 노조간
대결"로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것이 바로 스톡옵션문제.

직원들은 주택은행이 한보처럼 부실기업도 아닌데 스톡옵션을 받겠다는
것도 문제지만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현 상황에서 그 규모와 매입
가격을 산정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김 행장이 욕심을 부리는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주식시세 전망을 감안할 때 과분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주주 노조 전문가 등과 협의해 행사가격과 규모를 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