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섭 몽산 돈산 덕산 범마...

"지명 같기도 하고 산이름 같기도 한데..."라며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들이
많을 테다.

서울은행 산악회인 "서상회" 회원들의 "호"이다.

잠시나마 속세를 벗어나 선인들의 유유자적하는 여유를 흉내내고 싶기도
하고 운치도 있어 호를 지은 것이다.

그러나 얼렁뚱땅 만든 것은 아니다.

한학에 조예가 깊고 주역에 밝은 조대희 조사역(서상회 회장)이 손수 만들
어 준 것이다.

호를 받은 사람은 그날 술을 한잔 사면서 자축한다.

만나면 이름이 아니라 호를 부르는 것이 우리 산악회만의 자랑거리다.

서상회는 서울 상계동에 살고 있는 서울은행 직원들이 만든 산악회.

그래서 "서상회"가 된 것이다.

지난 90년 11월 상계동 끝자락에서 시작되는 수락산 등반이 첫 산행이었다.

서상회는 수도 없이 산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1월 시산제를 필두로 매월 실시하는 "기획산행", 주말에 시간이 되는
회원들이 가는 "토요산행" "일요산행", 토요일 밤늦게 출발하는 "무박산행",
"1박2일산행", 가족도 참여하는 "가족산행"...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왕성한 의욕덕택에 설악산 오대산 지리산 태백산 등 명산의 등산코스
는 눈 감고도 찾을 수 있다.

서울 근교의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등은 바위 위치도 알 정도다.

나중에 형편이 펴지면 해외 명산도 등정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이 결코
만만치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볼까 한다.

우리는 산만 찾는 것이 아니다.

레저스포츠에 일가견이 있는 박동욱 차장(안암동지점)의 안내로 여름에는
급류타기를 즐기고 겨울에는 스키를 탄다.

패러글라이딩에 다년간 경험이 있는 오영준 차장(개인금융부)의 권유로
패러글라이딩 교육에 참여해보기도 했다.

갖가지 맛깔스런 음식과 술을 배낭속에 넣어 와 우리들의 입을 즐겁게 해
주는 윤철종 차장(국제부), 해외에 근무하며 유럽일대 산을 섭렵한 박종화
차장(국제부)은 우리 모임에 없어서는 안될 회원이다.

지금은 은행을 떠나 의류사업을 하는 최선묵씨도 열성멤버다.

물론 그저 즐기는 것이 우리모임 목적의 전부는 아니다.

요즘같이 어려운 때는 그러기도 힘들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모두 찾아 본다는 취지대로 명산순례를 계속 이어
가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