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14일 "우리가 마치 영수회담을 구걸하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정도가 아닌 방법으로 구걸하면서
문제를 푸는 것은 원하지 않으며 당도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당직자회의에서 "정국을 푸는 책임은 여당에 있다"며
"한쪽이 주지 않으려 하는데 자꾸 달라고 보채는 모양으로 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영수회담을 구걸하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 어떻게
해서 그런 얘기들이 나오느냐"며 당직자들을 질책했다.

이 총재는 특히 "여권이 "국세청 대선자금 모금 사건"에 대한 선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영수회담을 거부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조건없이 국회에 등원한 만큼 영수회담도 무조건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수회담 추진 문제와 관련, 자민련 박태준 총재는 이날 "여야간 현안이
타결되면 적절한 시기에 김대중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영수회담 개최를
건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총재는 또 "경제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국회의 예산심의, 청문회
등에 관한 여야 협상이 잘 된 후에 영수회담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민련은 이와 함께 영수회담은 3당 총재가 모두 참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