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에 따라 인격과 식견이 뛰어나고 덕망이 높은 인물을 성인(saint)이라
부르며 받들어 모신다.

인의도덕의 도를 구현한 유교에서의 공자, 자비를 실천하고 가르쳐준 불교
에서의 석가모니 등은 대표적인 성인이다.

그러나 초기 교회에서는 성덕이 뛰어나 모든이에게 삶의 모범이 된 분들을
성인으로 모셨다.

복음전도에 힘쓴 그리스도가 선발한 12사도, 신약성서 4복음서의 집필자인
마테오 마르코 루가 요한, "편지"의 필자인 바울로 베드로 야고보, 사상가인
토머스 아퀴나스, 선교하다 병사한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등을 성인으로 존경
한다.

오늘날에는 로마교황청이 그리스도를 증거한 훌륭한 분들을 성인으로 추대
하고 이를 전세계에 공식 선포하는 시성식을 갖는다.

성인추대 결정의 객관성을 위해 신앙.복음정신, 각종 저술, 동시대인의
증언 및 기적 등을 조사하기때문에 시성절차가 1백년이 걸린 경우도 있다
한다.

우리나라는 김대건 신부 등 순교자 1백3명이 1984년에 시성됐다.

지난해 9월 서거한 "빈자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도 성인추대가 교황청에
의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로마교황청은 지난 11일 나치의 유태인학살 희생자인 카르멜회 수녀 데레사
베네딕타(세속명 에디스 슈타인)를 성인으로 선포하고 사망일인 8월9일을
"유태인 대학살의 날"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데레사 베네딕타 수녀는 "죽음으로 가는 여정에서 십자가상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인 순교자이면서 철학자 수도자 여성론자로 인정돼 시성요청 25년
만에 성인품에 올랐다.

개방적인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재위 20년간 2백80명을 성인으로 선포했다.

이를 두고 20세기는 인류 최대의 "비극적인 세기"라 할 수 있는데 성인으로
추대할 인물이 그렇게 많으냐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가톨릭은 성인시성은 고난속에서도 위대한 삶을 사신 분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로서 성인이 많으면 세상이 부유해 진다고 믿는다.

힘들고 그늘진 곳을 보고 있다는 표현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