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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창간 34돌] 금융전쟁 : 숨가쁘게 달려온 금융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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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월이 6년 같습니다"

    금융감독위원회 구조개혁기획단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4월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해 전쟁을 치르는
    심정으로 금융구조조정에 임했다고 한다.

    때론 잠부족으로 시달렸고 때론 금융기관이나 관계기관과 입장조율을 위해
    밤을 새가며 입씨름을 해야 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아닙니까.

    역사가 평가하겠죠"

    이런 사명감이 없었다면 욕을 얻어먹는 "악역"을 훌훌 털어버렸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 금융구조조정은 개혁의 중심축

    구조조정의 역사는 지난해 11월 환란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월 한보사태직후 이석채 전청와대경제수석이 "금융개혁"을
    내걸었지만 그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환부가 썩을대로 썩은 환란직후에야 종금사와 제일.서울은행의 유동성위기를
    계기로 금융개혁이 시작됐다.

    그러나 당시 정권교체기와 겹쳐 정부는 제대로 수순을 잡지 못했다.

    제일.서울은행에 급한대로 3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예금자보호조치도 취했다.

    16조원의 부실채권과 4조4천억원의 은행후순위채를 매입했다.

    폐쇄 금융기관의 예금 6조6천억원을 대지급하기도 했다.

    당시 조치들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기도했다.

    예금자보호조치가 추가적인 재정부담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예상치 못한
    후유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체계적으로" 추진된 것은 지난 4월 금융감독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면서부터다.

    금감위는 새 정부 출범전 활동한 비상경제 대책위원회가 구상한 정책들을
    계승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금융기구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구조조정 전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금융구조조정은 새정부 개혁의 중심축이다.

    <> 금융구조조정의 핵은 은행

    4월14일 발표된 금융산업구조조정 기본방향은 은행에 대해 우선 추진하고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선 시장상황을 봐가며 완급을 조절하겠다는
    내용이었다.

    6개월간 진행된 은행구조조정은 철저히 "2+2+2"수순을 밟았다.

    2개월간 현상을 파악해 2개월간 자체적인 정상화계획을 마련, 당국의 평가를
    받고 그 뒤 2개월간 후속조치를 취한다는게 골자다.

    제일.서울은행은 정부보유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모건스탠리를 주간사로
    선정, 매각절차를 밟았다.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8%미달 은행은 6월 29일 5개 은행(동화
    대동 동남 충청 경기)을 퇴출시키는 것을 비롯 상업.한일은행은 상호합병,
    조흥 외환 평화 충북 강원 등은 자체정상화로 가닥을 잡았다.

    8%이상 은행도 합병(국민+장기신용, 하나+보람 등)과 부실은행인수(주택
    한미 신한 등) 등으로 자리를 잡았다.

    제주은행은 BIS비율이 작년 8%이상이었으나 부실화요인이 많아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한 뒤 금감위로부터 조건부승인조치를 받아 자구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추가로 합병을 감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 줄줄이 문닫은 비은행금융기관

    제2금융권은 대주주 책임아래 자구노력을 전제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은행이 2금융권 자회사를 많이 거느린 탓에 은행구조조정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된 예도 많았다.

    리스사가 대표적이다.

    은행 자회사인 10개 리스사는 현재 개별적으로 청산절차를 밟거나
    가교리스사로 자산및 채무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정리되고 있다.

    보험사는 태양 등 4개가 퇴출대상으로 결정됐다.

    2개 보증보험사는 합병과 함께 자구계획을 통한 경영정상화 길을 걷고 있다.

    16개 종금사도 문을 닫았다.

    고려 동서 산업 장은 동방페레그린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사실상 퇴출됐다.

    투신사에선 한남투신이 국민투신으로 계약을 이전하는 등 청산절차를
    진행중이다.

    부실금고및 부실신협은 경영지도나 경영관리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도모하되
    회생불가 판정을 받은 곳은 과감히 정리되고 있다.

    이처럼 부실금융기관들에 대한 정리작업은 9월말로 사실상 일단락됐다.

    나머지 금융기관들에 대해선 적기시정조치처럼 정상적인 감독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언제든지 부실의 징후가 포착되면 감독당국이 "칼"을 들이댄다는 얘기다.

    금감위는 1차적으로 10월중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는
    은행중 몇 곳에 대해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할 계획이다.

    <> 수술후 조치가 더 중요하다

    지금까지 진행된 구조조정은 흔히 "수술"에 비유된다.

    죽어가는 환자의 환부(부실)를 이곳저곳 수술한 것이다.

    대수롭지 않은 환부는 살필 겨를이 없었다.

    이젠 수술받은 환자의 상태를 살펴 회복에 최선을 다하는 일이 남았다.

    일례로 합병은 발표로 끝나지 않는다.

    한집살림을 하기위해 이래저래 준비할 게 많기때문이다.

    더욱이 조직및 문화통합에 실패할 경우 합병은 오히려 화를 자초한 꼴이
    되기 쉽다.

    더욱이 기업구조조정을 게을리 해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들은 다시 부실덩어리로 변할 수 있다.

    정부가 투입한 수십조원이 공중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위 관계자도 금융기관이 더 부실해지느냐, 아니면 정상을 되찾고
    "경제동맥"기능을 발휘하느냐는 전적으로 기업구조조정의 성공여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취했던 "개입주의"도 서서히
    지양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신관치"라고 불린 개입주의를 고집할 경우 시장원리를 벗어난 금융기관의
    여신관행은 더 큰 부실과 화를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금융구조조정의 교훈

    금융구조조정은 고객 주주 금융기관임직원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새 시대를
    실감케 했다.

    고객은 은행불사 신화가 깨지면서 아무 은행에나 돈을 맡겨선 안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신탁상품은 이자는 커녕 원금 보장도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주주는 감자로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그동안엔 최저자본금 수준까지 감자했으나 앞으론 자본금 5천만원만 남기는
    사실상 완전 감자도 가능해졌다.

    금융기관 임직원은 부실경영에 온 몸으로 책임을 졌다.

    감옥에 가고 돈도 물어야 했다.

    이런 모든 변화들은 경제주체들이 자기책임원칙을 체질화하는 과정이다.

    구조조정의 가장 큰 교훈은 금융기관 몇개를 문닫는 것보다 이처럼 체질과
    사고를 바꾸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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