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루를 "한국경제"와 함께 시작한다.

새벽에 문을 열고 한국경제신문을 찾아 출근 직전까지 이면 저면을
뒤적이는 것은 입사 이후 계속된 버릇이다.

같은 신문을 십수년째 읽다보니 지겨워질 때도 됐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별로 한적이 없다.

오히려 나는 한국경제신문을 통해 "변해야 한다"는 각오를 새로 다진다.

시대를 앞서가는 신문으로부터 매일 새로운 활력의 피를 수혈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은 대중경제매체로서의 아이덴티티로 "알기 쉬운 경제, 읽기
쉬운 신문"을 표방하고 있다.

말은 쉬워도 쉽잖은 목표임에 분명하다.

나는 이 어려운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을 보며 늘 깨어있는 한국경제신문의
머리를 느낀다.

그것은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정상의 경제지라는 막연한 선입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한국경제신문이 제시하는 "진단과 전망"속에 담겨있는, 상황에 부합하는
경제관과 균형감각에서 그 실체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의 이같은 자세는 올들어 경제위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능하면 추측보도를 피하려는
보도태도를 보고 처음엔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일부 매체에서 "이 회사를 판다""저 회사가 산다"는 식의 기사가 펑펑
터져 나올 때 한국경제신문은 침묵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경제신문에서 활자화됐을 때라야 뉴스는 사실로 확인됐다.

정확한 보도가 갖는 힘과 중요성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한국경제신문은 정상에 선 지금의 모습에 안주하지 말고 "제2의 한경"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전적 파괴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성실하고 근면한 국민들에게 IMF 금융지원이라는 달갑지
않은 상황을 초래하게 된것에 대해 정부나 기업 못지 않게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을 보면 세상이 보인다"라는 말이 속담이 돼 후대의 인구에
회자되기를 기대한다.

최선목 < 한화종합화학 감사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