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 주력상품들이 갈수록 국제경쟁력을 잃고 있다.

수출일선 무역인들은 그동안 개척한 해외시장과 바이어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는 현실을 안타깝게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상품경쟁력이나 제조기반이 허물어진다고 해서 힘들게 쌓아 온
마케팅 기반마저 송두리째 버리고 말 것인가.

아니다.

다시 바이어와 해외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방법은 있다.

기존 바이어와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해외생산자를 연계시키는 "중계무역"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생산기반이 취약하기가 우리보다 더하다.

하지만 중계무역도 무역이란 인식을 갖고 중계무역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유럽과 미국 마이애미 등지에 가면 가정집 같은 작은 오피스가 많다.

그러나 겉보기와는 다르다.

파리나 프랑크푸르트에 앉아 아프리카 비즈니스를 연계한다.

마이애미에서는 중남미 비즈니스를 중계한다.

불과 서너명이 수천만달러 규모의 비즈니스를 해 나가고 있다.

물론 잘 발달된 통신시스템이 지원돼 은행 세관 등으로 뛰어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중계무역에 종사한다.

국제화를 부르짖는 우리의 수출입관련 기관들은 아직 이같은 중계무역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수출관련 은행들은 중계무역에 대한 금융지원은 설립목적과 다르다며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수출촉진책도 겉돌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식기반산업만이 살 길이다"란 보고서에서 한국형 지식
산업으로 컨설팅업과 교육서비스 등만 들고 있다.

정작 수출증대에 기여하는 중계무역 국제입찰 구매대리업 선물거래 등
업종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오로지 "국내생산품만 해외에 팔아야 수출"이라는 마인드를 이제 바꿔야
한다.

수출촉진을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할 때다.

중계무역이야 말로 최고의 지식기반산업이자 21세기 유망산업이다.

방성석 < (주)이글코리아 대표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