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경칩, 추분 등을 일컬어 24절기라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양권에서 사용하는 24절기는 음력이 아니라 양력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온대지방에 살았던 고대인들은 4계절의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해 1년의
주기를 짐작했다.

특히 농사에 계절의 변화를 미리 파악할 필요를 느꼈다.

태음력과 태양력은 이러한 필요에 의해 인간이 만든 달력법의 체계다.

태음력(lunar calendar)은 달의 삭망주기인 29.53059일을 한달의 기준으로
하는 방법.

이 달력은 순전히 달의 운행만을 생각해 꾸민 것이다.

1년이 345일 밖에 안되므로 태양의 운행을 기준으로 한 1년인 365일과는
차가 크며, 계절의 변화와는 전연 관계가 없다.

따라서 옛날부터 중국이나 그리이스 등에서는 태양의 순환주기와 맞추기
위해 3년마다 한번씩 윤달을 넣어서 억지로 태양력의 길이와 맞추어 왔다.

이를 태음태양력(luni solar calendar)이라 한다.

세간에서 얘기하는 음력은 이를 말한다.

이러한 달력을 이용해도 농사짓기와 관련된 정확한 계절잡기는 여전히
불편했다.

3년에 한번씩 손을 본다고 해도 기본적으로는 양력에 비해 11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래서 등장한게 태양의 운행을 기준으로 정한 24절기다.

태양이 운행하는 궤도(황도)위에 15도마다 하나씩 24개의 점을 찍어놓고
여기에 입춘, 우수, 경칩, 춘분 등의 이름을 붙여놓았다.

이런 방식을 택해 일년의 어느 절기 시점에는 어떤 기후가 나타날 지를
미리 예견했다.

태양력은 태양의 운행을 기준으로 만든 역법을 일컫는다.

태양력의 기원은 이집트로 알려져 있다.

1582년 제정된 그레고리력이 현재 사용되고 있다.

1년의 평균길이를 365.2425일로 파악한다.

그레고리력에서는 4년마다 윤년을 택하되, 1백으로 나뉘는 해는 윤년으로
하지 않고, 다시 4백으로 나누었을 때 나뉘는 해는 윤년으로 삼는다.

과거 한국에서는 음력만 써오다가 고종의 조칙에 따라 1896년 1월 1일부터
태양력을 사용해오고 있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