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모 TV의 "일요일 일요일밤에"란 프로에서 개그맨이 동사무소
민원실을 찾아 미소짓는 친절한 공무원에게 양심냉장고를 선사하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 프로를 보면서 91년도 일본능률협회가 선정한 우수기업 9개사에 소니,
혼다, 시세이도, 가시마건설 등 일본굴지의 기업과 나란히 이즈모시청이
선정되어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당시 이즈모시의 이와쿠니 데쓴도 시장은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
산업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또한 그는 행정이란 구석구석까지 주민의 편의를 도모하고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직원들도
이에 적극 동참했다.

일본능률협회도 이즈모시의 이러한 서비스정신을 높이 평가했던 것이다.

오랫동안 우리의 행정은 민간기업과는 달리 하나의 독점기업이었다.

시청이 마음에 안 든다고 다른 시청으로 갈 수 없는 것처럼 국민들이 질
나쁜 서비스를 받아도 달리 선택의 기회가 없어 공무원의 서비스정신 또한
희박했다.

그러나 우리의 행정환경은 공급자중심의 행정에서 수요사중심의 행정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납세자인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로
주장한다.

시장경제하에서 서비스정신이 투철하지 못한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것처럼 국민의 여론이 곧바로 반영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지 못한 공무원은 퇴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민선이 되면서 공무원에 대한 각종 친절교육, 불친절한
공무원에 대한 옐로우카드제, 인터넷에 신문고와 같은 불친절신고센터 개설
등 여러가지 친절제일주의 시책을 펴고 있다.

이제 친절은 공무원의 제1의 덕목이 되었다.

그것도 강요된 친절, 마지못해 하는 친절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을 국민들이 원한다.

기업은 서비스의 목적이 이윤추구에 있지만 행정을 주민만족, 국민편의
제공에 그 목적이 있음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