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인의 삶의 질은 세계 30위였던 것으로
평가됐다.

또 한국 여성의 삶의 질은 세계 37위, 여성능력의 활용정도는 세계 83위로
조사됐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7일 "98 인간개발보고서"에서 한국인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를 이같이 평가했다.

HDI는 각국의 평균 수명과 교육수준, 1인당 국민소득 등 모두 2백6개
지표를 토대로 작성되며 지난 90년부터 3년전의 통계를 기준으로 매년
발표되고 있다.

<> 한국인의 삶의 질 :올해 보고서에서 한국의 HDI는 0.894로 세계
1백74개국 가운데 30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 91년 보고서에서 35위를 기록한 이후 매년 꾸준히 향상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발생한 환란을 감안하면 오는 2001년에 나올 98년 기준
보고서에서는 순위가 상당히 후퇴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 삶의 질이 가장 높은 나라는 캐나다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HDI는 0.960으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프랑스 노르웨이 미국 아이슬란드가 2~5위에 랭크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0.940으로 8위에 올랐고 북한은 0.766으로 작년과
마찬가지로 75위, 중국은 1백6위(지수 0.650)였다.

또 삶의 질이 가장 낮은 나라는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0.185)으로 조사
됐다.

<> 여성의 삶의 질 :여성의 소득 교육수준 평균수명 등을 근거로 산출한
여성개발지수(GDI)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백63개국중 37위를 차지했다.

이에비해 정치.경제적 의사결정에 대한 여성의 참여도 등을 나타내는
여성능력신장지수(GEM)에서는 조사대상 1백2개국 가운데 8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GEM은 여성의 전문직 종사율, 의회내 여성의원 비율 등을 지표로 사용한다.

한국의 GEM이 이처럼 낮은 것은 여성능력의 활용이 그만큼 저조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조사대상국중 GDI가 가장 높은 나라는 캐나다였고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6위에 랭크됐다.

GEM 순위에서는 스웨덴이 1위, 노르웨이와 덴마크가 2, 3위에 올랐다.

스웨덴은 의회의 전체의석중 40%를 여성이 차지했고 전문직과 기술직의
64%가 여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국가별로 여성과 남성의 삶의 질을 비교할 경우 모든 국가에서 여성의
삶의 질이 남성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소비의 빈부격차 :올해 세계 전체의 소비는 24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86%가 가장 부유한 20%의 계층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20%의 사람들이 전체 육류와 어류의
45%, 에너지의 58%, 종이 생산량의 84%, 전화선의 74%, 차량의 87%를 사용
하고 있다.

반면 가장 빈곤한 20%의 계층은 각 품목의 1~5%만을 소비할 수 있을 뿐이다.

이같은 선진국 부유층들에 의한 과도한 소비는 국가별.계층별 빈부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모든 인류를 위한 적절한 소비수준 확보
<>개도국에 대한 기술지원 <>시장을 왜곡하는 보조금 및 관세철폐 <>국제
협력 메커니즘의 강화 등이 요구된다.

<> 선진국내에서의 빈곤 :올해 보고서는 선진국내에서의 빈곤을 다루기
위해 인간빈곤지수(HPI-2)를 처음 산출했다.

이 지수는 선진국 국민중 평균수명 60세 이하인 사람들, 실질적 문맹자들,
1년이상 실업자들의 비중을 고려해 작성된다.

조사결과 선진국중에서도 최고의 복지국가는 스웨덴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은 평균소득면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13위였지만
빈곤층 비율이 7%로 가장 낮았다.

반면 미국은 가장 높은 1인당 국민소득을 자랑하지만 빈곤층 비율 역시
16.5%로 선진국중 가장 높았다.

미국 다음으로 빈곤지수가 높은 나라는 아일랜드와 영국으로 조사됐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