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오전 상의 중회의실에서 자딘 플레밍 한국지점의
스티브 마빈 이사와 미국 컨설팅업체 언스트&영의 대니얼 시 시니어 파트너
를 초청, "해외시각에서 본 한국기업의 구조조정 전략과 향후 전망" 설명회
를 가졌다.

"제2의 금융위기론"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마빈이사는 이날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원화평가절하는 수출진작의 효과는 거두지 못한채 제조업체의
수익성만 악화시키는 부작용만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빅딜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베드딜(bad deal)"이라고 혹평하고 "지금
이라도 정부는 과감한 개혁조치를 통해 신용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니얼 시 시니어 파트너도 최근 현대자동차 사태에 대한 정부개입을 비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고 충고했다.

내용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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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시 < 언스트&영컨설팅 시니어 파트너 >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몇가지 귀중한 교훈을 준다.

첫째, 구조적인 문제로 경제가 외부충격에 취약해졌을 때는 환율정책 뿐만
아니라 금융정책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시켜 주었다.

고정환율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나 무역종사자들에게 예측을 가능케 해
준다.

그러나 국제통화의 환율이 요동을 치고 자국 금융기관들이 취약할 때는
이런 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변동환율제가 필요하게 된다.

둘째, 아시아 위기에서는 구조조적인 요인들이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즉 아시아 위기는 국내과소비 문제로부터 출발한게 아니라 지탱할수 없는
정책적 인센티브와 빈약한 금융시스템, 그리고 비효율적인 기업 지배구조로
부터 출발했다.

셋째, 자본시장의 개방에서 얻는 잠재적인 이익은 크지만, 제도적인 역량과
지속적인 개혁이 더욱더 필요하다.

넷째,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한 금융감독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제 한국의 경우를 보자.

한국에서는 정부의 금융부문에 대한 지나친 간섭, 의사결정과정에서의
개입 등이 자원재배분과정에서 왜곡을 일으켰고, 정부와 대기업들의 밀착
관계가 비효율적인 금융시스템과 차입자본위주의 기업경영이라는 결과를
파생시켰다.

이는 한국경제가 외부충격에 쉽게 무너지는 요인이 됐으며 한국경제를
비효율적으로 만들었다.

최근 금융부문개혁과 기업의 구조조정 노력, 한국정부의 경제정책 등은
아주 긍정적이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아직도 해외투자가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정책이 해외투자가의 신뢰를 받지못하는 이유를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는 사례가 현대자동차 사태다.

현대자동차 사태는 한국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도입하는게 얼마나 힘든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현대자동차 노사분규가 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외국투자가들의
투자의욕은 높아지지 않았다.

이번 분규에서 보여준 노동정책의 투명성 부족과 경제원리보다는 정치적
동기를 앞세운 사태해결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많은 개혁프로그램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투자가들에게 큰
인센티브를 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현재의 위기에 대해 신중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개혁정책이 소수계층의 이익에 편중돼서는 안된다.

장기적인 잠재 경제성장을 염두에 두고 실행해야 한다.

한국이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본질적으로 필요한 몇가지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기업문화에서 관행처럼 돼 있는 정치가, 은행 그리고 대기업간의
밀월관계를 청산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사례에서 보듯, 부패는 경제성장을 지연시키고 사회적인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정부는 자유시장 경제의 옹호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스스로 적극적인 시장참여자가 되는 것은 좋지 않다.

둘째, 기업은 앞을 내다보는 전략을 가지고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이점에서 대만 PC업체들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대만 PC업체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치열한 국제경쟁과 아시아 경기침체의
압력을 조절, PC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셋째, 미래의 국제경쟁과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이 경영을 혁신하고 개선시켜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