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31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기획시리즈 ''비즈니스 인
코리아(Business in Korea)를 연재합니다.

시리즈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성공사례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경영흐름 기업문화 영업전략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할
계획입니다.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추진중인 국내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벤처마크로
삼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시리즈는 매회마다 두개의 기업을 다룹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바랍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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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한국진출
<>지점수:서울9개 부산2개
<>직원수:정규직 6백80명(영업사원 포함할 경우 약 1천여명)
<>주요업무:기업금융 소비자금융 신용카드업
<>본점:서울 중구 신문로2가 씨티코프빌딩
<>97년 당기순이익:2천8백98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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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빨리 시작한다. 그러나 수익률이 높지 않으면 남보다 빨리
그만둔다"

씨티은행의 영업전략이자 성공비결이다.

씨티는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새로운 것이라고 해서 무조건 시도하지도 않는다.

철저하게 시장과 이익을 분석한 후에야 새 것을 던진다.

고객과 시장에 말이다.

국내은행들은 95년부터 대대적으로 폰뱅킹서비스를 시작했다.

안방에서 전화로 은행일을 처리한다는 폰뱅킹.

당시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먼저 개발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거슬러 올라가면 씨티는 지난 93년에 이미 24시간 3백65일
폰뱅킹서비스를 시작했다.

요즘 보편화돼있는 ATM(현금자동입출금기)거래나 VIP고객에 대한
골드서비스, 재테크서비스인 프라이빗뱅킹등의 경우도 국내에선 씨티가
"원조"다.

소비자금융뿐만 아니라 기업 상대의 도매금융도 마찬가지다.

선도거래(포워드), 헤징, 환거래등은 모두 씨티 자금부가 국내은행들에
전파한 것들이다.

씨티는 은행고유의 예금장사에 만족하지 않는다.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기위해 늘 고민한다.

씨티는 요즘 캐시매니지먼트서비스(CMS)에 심혈을 기울인다.

은행이 기업의 자금부 역할을 해주는게 CMS.

"가계부"관리를 은행이 대신 해주는 걸로 생각하면 된다.

CMS의 핵심은 기업의 현금흐름을 매일 제로(0)로 만들어주는 일.

돈이 모자라면 채워주고 남아돌면 투자해준다.

국내에선 생소하기 짝이 없지만 다국적기업은 국내에 진출하자마자
CMS부터 찾는다는 것.

필경 국내은행들이 뒤쫓아갈게 뻔하다.

시장이 넓어지면 선구자가 이익을 챙길 수밖에 없다.

씨티는 그러나 본사의 모든 기법을 한국에 심지는 않는다.

90년대초 씨티는 개인수표 도입을 검토했다.

자동차보험과 대출을 연계시키는 상품도 연구했었다.

그런데 시장 반응이 냉담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 즉시 상품도입은 포기됐다.

점포정책도 같은 맥락이다.

씨티은행의 국내점포는 모두 11개.

지난92년 부산 남천지점이후 신규개설을 하지 않았다.

목좋은 곳이 많았지만 수익률게임에서 성공할 것 같지 않았다는게 씨티
관계자의 설명이다.

씨티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중 30%를 지역사회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지역사회가 우리에게 비즈니스를 하도록 허락해줬다"는 존리드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씨티직원들은 "한국에서 1백~2백년만 영업하고 철수할 씨티가 아니다"고
되뇐다.

일찍 눈떠 멀리 내다보는 씨티의 모습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