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경제에 대한 대부분 전문가들의 시각은 이렇다.

내수침체가 예상외로 심한데다 대외여건도 더욱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반기 경제는 상반기보다 더욱 나빠질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이다.

연간으론 마이너스 7%안팎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이다.

국내외 기관들은 내년에는 상징적이긴 하지만 1% 안팎의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현재와 같은 경제운용기조를 유지하는한 내년 경제도
마이너스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특히 금융위기를 겪었던 스웨덴이 14분기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점을 예로 들어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예상하고 있다.

<> 하반기 경기가 더 나빠진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하반기 성장률을
마이너스 7.4%로 예측했다.

상반기의 -5.3%보다 더 나빠진다는 예상이다.

두자릿수의 소비감소가 계속되는데다 물난리로 인한 작황부진 등이 더욱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근거에서다.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데에는 모든 연구기관의 의견을
같이한다.

특히 상반기 성장을 떠받쳤던 수출마저 부진, 하반기 경제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악화될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성태 한은 조사부장은 "상반기보다 더 나아질게 없다"는 말로 하반기의
우울한 경제전망을 대변했다.

모건스탠리의 스테펜 젠 박사는 올 성장률을 -4%에서 -7%로 수정전망했다.

"수출부진 노사문제악화 은행지원자금증대 등을 따져보면 하반기 경제가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내년에야 경기저점에 이른다 =내년 성장률은 상징적이나마 플러스성장
으로 돌아설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미국의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는 0.6% 성장을 점쳤다.

스탠다드앤푸어스사의 산하기관인 DRI도 1.0% 성장을 예상했다.

이렇게 플러스성장을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내년 우리경제가 월등히
나아져서가 아니다.

올해 워낙 나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내년 하반기에는 경기가 점차 회복기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재계 정관계 금융계대표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50%가 내년 1.4분기와 2.4분기를 바닥시점으로 꼽았다.

한국은행이 경제관련 연구기관 학계 업계 등의 전문가 약 1백여명을 대상
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22.0%가 내년 2.4분기를 경기저점으로 응답했다.

산업연구원도 내년 2.4분기 이후가 경기저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문제는 정부대책이다 =내년 상반기를 경기저점으로 꼽은 사람들의 경우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즉 구조조정을 끝마치면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
되므로 경기도 서서히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나타낸 결과다.

만일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거나, 효력이 없는 대책을 내놓을
경우 경기저점은 예상외로 늦어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LG경제연구원은 "정부가 현재의 긴축적인 거시경제정책기조를 유지할 경우
내년에도 마이너스성장이 불가피하다"도 단정했다.

따라서 정부의 내수확장 정책은 절대 필요하다는게 LG연구원의 주장이다.

LG연구원의 이종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물가상승률을 10%까지 용인하는
선에서 경기부양정책을 사용할 경우 내년 우리 경제는 5~6%대까지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