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종현 회장은 인재양성에 무척 많은 관심을 쏟았다.

기업의 흥망은 사람이 좌우하는 만큼 기업성장은 곧 인재양성으로 연결
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가 장학사업에 그토록 열정을 보인 데는 바로 이런 철학이 작용했던
것이다.

대표적인 후학 양성사업은 문화방송 "장학퀴즈" 프로그램 후원사업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꼽힌다.

장학퀴즈는 73년부터 96년 10월까지 무려 24년동안 롱런한 장수 프로그램.

방송되던 당시에 고교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아련한 향수까지 느낄 정도다.

우승자에겐 대학 학비 지원 등의 혜택을 줬다.

보통 열정이 없고서는 이렇게 오랜 기간 후원사업을 펼치기 힘들다.

그래서 선경은 "인재를 키우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5천5백40만원의 기금으로 지난 74년 출범한 순수
교육재단이다.

사회과학 순수자연과학 국학 등 뒤떨어진 분야를 키워 보겠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지난 97년 정보통신분야가 추가됐고 기금규모는 2백38억원으로 커졌다.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조건없는 지원이 제공됐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 대학에서 활동중인 재단출신 교수만
3백64명에 달한다.

재단출신에 보여준 그의 관심은 재계의 얘깃거리이기도 하다.

소장파 교수들과의 허물없는 만남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매년 5월 개최되는 재단 야유회에는 올해를 빼곤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다고
한다.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재단 장학생들을 모아 1년마다 학위 수여식을
주관했다.

그는 재단을 발전시켜 대학원대학을 설립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