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의 해외자회사들이 달러박스노릇을 톡톡히 하고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동안 국내기업들은 인수한 해외기업들의 경영이 악화돼 골치를 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대는 오히려 해외기업의 성공적인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외자를
유치,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심비오스의 매각대금이 7억6천만달러,나스닥에 상장된 맥스터가 신주발행을
통해 3억3천만달러 등 이달초에만 10억9천만달러가 현대전자및 자회사에
유입됐다.

글로벌스타의 지분매각대금 8천2백만달러, 해외전환사채발행 5천만달러,
마스크숍매각대금 3천1백만달러를 포함하면 모두 12억6천2백만달러에 달한다.

단일기업으로서는 국내 최대규모다.

현대전자가 지난95년 AT&T-GIS사로부터 비메모리 사업부문을 인수, 설립한
심비오스는 인수금액이 3억4천만달러(2천7백억원)였으나 3년뒤인 지난7월
7억6천만달러를 받고 LSI로직사에 매각했다.

그간의 배당수익과 환율변동을 감안할 때 현대는 심비오스매각을 통해
원화기준으로 4배이상 수익을 남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맥스터사는 컴퓨터 보조기억장치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제조
판매하는 회사로 현대전자가 지난94년 인수했다.

인수당시에는 적자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경영이 호전돼 작년 4.4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그후 3분기 연속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맥스터를 지난달 31일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신주를 발행,
3억3천만달러를 확보했다.

또 미국 현지법인(HEA)이 보유하고 있는 구주 4천4백만주도 값이 오르고
있다.

현대전자가 해외경영에서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철저하게 현지인경영원칙을
지켰다는 것.

현대전자 자회사에는 한국인 직원들이 거의 없다.

심비오스의 경우 인수후 매각때까지 본사에서 파견된 인원은 2명에
불과했다.

본사에서 일일이 간섭하는 다른 기업의 자회사운영방식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정몽헌 회장이 중요한 회의때마다 참석해 즉시 의사결정을 해주는 "스피드
경영"도 큰 요인으로 꼽힌다.

세세한 것은 알아서 하도록 하되 회장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직접 챙긴다는
것이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