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의 성공사례를 꼽으라면 흔히 두산그룹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두산 못지 않게 일찌감치 구조조정에 뛰어들어 성과를 얻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그런 기업 가운데 하나가 한솔그룹이다.

한솔그룹은 최근 두 건의 굵직한 외자유치에 성공,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한솔제지는 캐나다 아비티비 콘솔리데이티드, 노르웨이 노스케 스코그사와
신문용지 합작사를 설립, 단일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0억달러의
외자를 들여오기로 확정했다.

한솔PCS도 세계적 통신회사인 캐나다 BCI AIG 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2억5천만달러의 외자를 도입키로 확정했다.

두 회사가 들여오게될 외자는 모두 합쳐 12억5천만달러다.

한솔은 외자가 유입되는 10월께면 단숨에 그룹의 부채비율을 4백% 수준에서
2백% 이하로 끌어내릴 수 있어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더욱이 세계적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가 성사되면서 확고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솔이 대규모 외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핵심사업이라도 자산과
지분을 과감히 매각한다는 결단력 있는 의사결정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솔은 이와 함께 3대 핵심사업군을 선정, 과감한 계열사 통폐합 작업 등
후속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구조조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제지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과 한솔PCS를
중심으로 하는 정보통신사업, 한솔금고를 중심으로 하는 금융사업의 3각
체제다.

한솔의 이같은 대규모 외자도입과 구조조정 속도는 30대 그룹중에서도 가장
발빠른 편이다.

한솔은 이를 바탕으로 선진경영 기법을 과감히 도입, 기존 그룹경영에서
벗어나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한 계열사 홀로서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한솔은 특히 강도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면서 종업원을 거의 내보내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