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의 취임 6개월은 외환위기를 일단 진정시키고 국정을 파악한
취임 1백일과 금융 기업 정부 노동 등 4대 부문의 개혁을 본격화한 후반부로
나눌수 있다.

김 대통령은 3월중순부터 2개월간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국정파악
에 들어갔다.

이때 경제난극복을 위한 국정개혁의 밑그림을 그렸다.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한
김 대통령은 유럽정상들로부터 아시아의 경제난 해소를 위한 협력을 이끌어
내는 정상외교를 펼쳤다.

이와함께 새정부의 개혁프로그램을 소개,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영국에서 돌아온 김 대통령은 경제단체장 노동계대표들과 잇따라 만나
정부의 개혁정책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며 4대부문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김 대통령은 이같은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들의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5월10일 "국민과의 TV대화"를 가졌다.

김 대통령은 취임 1백일을 맞아 미국방문길에 올랐다.

미국방문에서는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투자협정체결을 합의하는 등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기반을 조성했다.

현지 경제인들을 대상으로한 세일즈외교에도 적극 나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통령은 미국방문을 통해 국정운영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졌다.

이를 계기로 경제개혁의 속도와 강도를 더욱 높였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퇴출작업을 가속화시킨 것도 이때다.

김 대통령은 6월말부터 정부부처별 국정점검회의를 열어 정부부문의 개혁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수출부진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기업구조조정과 수출증대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기위해서는 재계와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절실했다.

7월4일 전경련회장단과의 오찬간담회는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열렸으며
정.재계간담회를 탄생시켰다.

김 대통령은 7월말 1주일간의 휴가기간중 취임 6개월 이후의 국정운영방향
에 대한 구상에 들어갔다.

이른바 청남대구상은 지난 15일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제2의 건국"
선언으로 그 일부가 드러났다.

김 대통령은 취임 6개월동안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국정운영에 전력투구해
왔다.

청와대는 이 기간중 모두 3백31건의 공식행사를 치렀다고 23일 발표했다.

공식행사 이외에 매일 2~3차례의 장관업무보고, 비공식 오찬과 만찬을
감안한다면 하루평균 6건 정도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낸 셈이다.

김 대통령은 과거 정부에서 총리가 주재하던 국무회의에 한번도 걸르지
않고 21차례나 참석, 의사봉을 잡았다.

경제대책조정회의도 신설, 회의를 9차례 주재했다.

비서실장이 이끌게 마련이던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도 16차례나 직접
주재하는 등 국정을 일일이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