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국산 에너지"로 불리는 원자력 발전소가 성가를 더해가고 있다.

전력이 모자라 모든 발전소를 풀가동할 때는 원전의 경제적 효과가 부각되지
않았으나 수급에 여유가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

전력의 생산단가가 중시되면서 원전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있다는 얘기다.

발전단가가 비싸다는 점 때문에 LNG복합화력이나 석유화력 등이 아예 가동
중단된 것과 달리 원전은 정상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건립규모도 늘어난다.

정부는 당초 16기 1천6백60만kW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발전소 건설계획을 바꿔 3기를 더 짓기로 했다.

1백만kW급 2기와 1백5만kW급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 1기 등이다.

당연히 원자력 발전이 전체 발전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어난다.

98년 현재 전원별 발전이 모비 비중을 보면 원전은 27.3%로 LNG복합화력
(27.8%)를 밑돌고 있다.

LNG는 최대전력 수요에 대비해 가동되는 측면이 강하다.

이에비해 원전은 설비용량만큼 꾸준하게 발전을 한다.

따라서 실제 전력생산량으로 보면 원전이 이미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는 2010년에는 설비용량에서도 32.0%로 가장 큰 비중을 점하게된다.

2015년에는 35.1%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원전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전하면 죽음의 재"라는 말과 "히로시마 원폭" 등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는게 걸림돌이다.

때문에 주민들이 원전이 들어서는 것을 강력히 반대해 부지확보가 쉽지않다.

그렇다고 아무데나 지을 수있는 것도 아니다.

원자력은 암반으로 된 지층을 필요로 한다.

적합한 지층구조를 갖췄더라도 착공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한국전력 등은 그래도 준국산 에너지라는 점에서 원전은 충분한 메리트를
갖고있다고 강조한다.

원자력 발전의 연료는 수입 우라늄을 가공 처리해서 만든다.

국내에서는 한국원전연료가 대덕연구단지내 성형가공시설에서 원전 연료를
만들고 있다.

한국원전연료는 최근 연간 경수로용과 중수로형 각 4백t의 연료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앞으로 20년간 국내에 필요한 연료 전량을 공급할 수있는 규모이다.

연간 거둬들이는 수입대체 효과는 대략 1억달러 가량.

발전량 기준으로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립능력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원전연료는 또 해외로 수출할 수도 있다.

정부와 한전은 또 IMF한파로 원전 건설에 대한 관념이 다소 바뀌어
원전건설이 종전처럼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들은 좋은 사례다.

이들은 올해초 울진 원전 5.6호기를 조기 착공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3.4호기 공사가 끝나고 후속공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국의 원전후보지는 모두 9곳.

지난 80, 81년에 덕산(근덕, 86만평) 산포(울진, 1백18만평) 직산(울진,
87만평) 이목(여천, 1백8만평) 장계(고흥, 78만평) 비봉(보성, 1백만평)
신리(장흥, 1백2만평) 외립(해남, 72만평) 송공(신안, 50만평)등이 지정됐다.

정부와 한전은 곧 원전부지 3곳을 확정하고 나머지는 후보지에서 해제키로
했다.

이를위해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전력기술 등을 통해 9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인구 밀집도와 동식물 분포 등을 정밀 조사했다.

이를 기초로 순위를 매겨 지방자치단체및 지역주민과 본격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만약 지역주민들이 합의하면 우선순위와 관계없이 원전입지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