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종필 총리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김 총리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파안대소, 최근 두 사람간의 관계가
"쾌청"함을 보여줬다.

김 대통령이 "며칠만 더 있었으면 서리 기록을 깼을 것인데..."라고
짐짓 아쉬운 표정을 짓자 김 총리는 "대통령께서 2번이나 임명장을 주니
재임시켜 주신것"이라며 화답했다고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정가에서는 한때 총리인준이 지연됨에 따라 김 대통령과 김 총리 사이가
서먹해지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나돌았었다.

그러나 최근 총리인준 전망이 밝아지면서 김 대통령과 김 총리의 관계가
급속히 회복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특히 지난 15일 건국 50주년 경축연이 끝난 뒤엔 김 대통령과 김 총리가
행사장을 나서면서 승용차에 탈 때까지 함께 걸어가며 무엇인가 긴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측은 김 총리가 서리 꼬리를 뗌에 따라 공동정권의 한축으로서
행동반경을 넓혀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김 총리 스스로가 "아직 때가 아니다"고 한 말을 지적하며 당분간
두사람의 관계를 미묘하게 만들 수 있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특히 "이 나라는 대통령중심제로 사회봉은
총리에게 맡기더라도 김 대통령은 계속 참석할 것"이라며 "2인자"의
한계를 상기시키기도 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9일자 ).